[나우누리][승빈] 일기 (3981/37583)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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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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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승빈] 일기 (3981/37583)

포럼마니아 0 6,141

안녕하세요? 승빈입니다.


세월 참 빠르죠?


?????????????? 일기 ???????????????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수고스럽게도 집구석구석까지 찾아 헤메이며
갖다주는 현역 못지 않은 공익에게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한다.

예비군들의 마누라 정신차려야 한다. 너무 각박하다.
내가 갔을시 "옷, 공익님이 아니신가" 하며 미니스커트로 갈아입고 나와
내 앞에서 위로 훌라춤을 추는것을 바라는게 아니다.
물론 해주면 박수쳐주며 좋아는 해줄수 있다-_-;

최소한의 예의정도만 바라는데도 의외로 너무한 사람들이 꽤나 있다.

우선은 A아파트 102동 6XX 호 아줌마. 장사 한두번 해보는것도 아니고

현관문에 달린 카메라로 내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고선 절대 안열어준다-_-;

"진짜 동사무소에서 나온거 맞아요?"

"예 ^_^" 웃어야한다-_-;

"통지서 올려보세요. 잘 보이게..."

"여기요.^_^" 끝까지 웃어야한다-_-;

"음...맞는거 같군"

"아..예. 그럼요.^_^" 문이 열리기 전까진 혹시 모르니 끝까지 웃어야
한다는걸 잊어선 안된다-_-;

그래서 문은 결국 열어주지만 고개만 빼꼼히 내민다. 진짜 얄미워서
문을 콱 닫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 일부로 미끌어지는척 하며 문에 턱하니 기대면서 닫으려고도
해봤지만 다시는 그집에 통지서를 못 갖다 줄거 같아서 참았다.;

그 아줌마는 도장도 잘 못찍는다. 고개만 빼꼼히 내민채 통지서를

안으로 받아간후 도장 찍었다면서 내게 건네주면 그래도 착한 난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닫힌 문에 코딱찌를 바르고 돌아온다.

동사무소에 돌아와서 도장 찍힌 통지서를 주머니속에서 꺼내보면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할 부분엔 벌건 보름달이 찌그러진채 떠있다.

인주가 없어 루즈를 쳐발랐나보다. 그 아줌마 언제 뒷골목에서 만나면
싸워야겠다.-_-;

그리고 K빌라 B동 10X호 모 예비군 아버진 진짜 강적이다-_-;

그집 통지서만 나오면 하늘이 노랗다. 매일 술을 마신채 나를 기다리는데

사람 혼을 빼놓는다. 내 근무지의 공익 여럿 죽일 아저씨로써 장래가 총망

하다;;

그집을 처음 찾아갔을때였다. 아무것도 모른채 벨을 눌렀다.

문이 공포영화처럼 삐그덕 열리더니 주인공인 그 아저씨가 나왔다.

"XX 친구냐?"

"아뇨, 전 동사무소에서 나온 사람인데요. 이러이러해서 도장이 필요하니

도장좀 주십시오."

"비밀번호는?"

"어..비밀번호는....예?-_-;"

"잠깐 들어와"

"아..예-_-;"

넓은 거실엔 몇병의 소주가 보였고 싸늘한 공기를 느낄수 있었다;;;

가족들은 아무도 없었고 아저씨 혼자 술을 드시고 계셨다.

그날만 무슨 안좋은일이 아저씨께 생겼으리라 생각했었다.

순진했었다 난 참-_-;

그아저씨 지금 일년이 넘도록 매일 그렇게 술마신다는걸 그땐 몰랐다-_-;

신발을 벗고 거실에 올라서야 할지 아니면 그냥 거실앞에서 기다려야할지

몰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자니 갑자기 그 아저씨가 뒤를 날카롭게

돌아다 봤다.

"누구냐"

"예?-_-;"

"어떻게 들어온거야?"

"저..전 동사무소에서 나온 (생략) 이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싱긋)" 갑자기 아저씨가 징그럽게 웃었다.-_-;

".......(-_-;)" 땀을 흘려주며 맞대응했다.-_-;

아무래도 오늘안에 이집에서 도장 받아가기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 무렵

아저씨가 예쁘장하게 생긴 도장하나를 내게 던져주었다.

"아 고맙습니다."

난 잽싸게 그 도장을 받아들곤 망설일 여유도 없이 통지서에 찍었다.

"참 잘했어요"

통지서엔 빨간 글씨로 저런문구가 둥근모양으로 찍혀져있었다-_-;

"아저씨-_-;"

"누구냐"

'니미랄것-_-;'

지금은 아저씨도 날 어느정도 알아본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당연히

길 가다 마주쳐도 반갑게 인사 나눌정도의 사이가 됐겠지만 저 아저씨한텐

어느정도 알아주는게 얼마나 감동으로 와 닿는지 안당해보면 모른다;;

사실 일년동안 정작 내가 만나야할 장본인인 그의 아들 예비군은 한번도

모습을 본적이 없다. 그외 가족들도-_-; 어떻게 된건지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_-;

요즘은 통지서를 돌리러 가면 아저씨가 내게 삶의 선배로써 조언도 해주곤한다.

그 아저씨의 18번은 "검소"였다.

"사람은! 첫째도 검소! 둘째도 검소해야 하는게야!"

"셋째는요? (눈꼽을 떼며)"

"셋째! (흥분하며)"

"셋째는요...? (기대를 하며)"

"셋째는 술이지! (한잔 들이키며)"

"도장이나 주세요."

"으어? 도장? 으허 저기 냉장고안에"

난 의례히 책상위에 있는 도장각을 열어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밀어둔채

그 아저씨의 도장을 찾아 스스로 찍어오곤 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이곤한다.

그다음 집은 내가 뇌진탕으로 죽을뻔했던 집이 생각난다.

아마 12-XX 번지였을게다. 1층을 두드렸더니 2층이라고 해서 두두두 올라갔다.

계단의 경사가 끔찍할정도로 심했다. 말이 계단이지 몸은 수직으로 올라가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대도 과언이 아닐정도였으니 말이다.

다 올라가니 참 황당했다. 계단이 끝나자마자 현관문이 두둥하고 있었다-_-;

뒤로 10CM 미터만 밀리면 존나게 아프게 죽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난 그 현관문이 안에서 밀어 여는 문일줄은 사실 상상도 못했다.

..못한채 벨을 눌렀고 벨을 누르자 현관문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즉시 문은 "화악~"하고 열렸다. 내쪽으로 말이다-_-;

"찰싹-_-;"

하고 문고리에 매달려 목숨을 부지했다;;;

"도장 필요하죠?"

"잘 아시네요 하하;;" (문고리에 매달린채)

"잠시만 기다리세요." (문을 다시 닫으며)

"그러죠;;;" (수십계단 밑으로 내려가 문을 피해 있으며)

집을 만든사람도 참 어떤 사람인지 구조를 생각해서 안에서 당기는 문을

만들던지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옆으로 여는 문을 만들던지 최후의 방법으론

집주인이 문에다가 "문 조심" 이란 말정도는 붙여 두던지 말이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을뻔했다가 살아남았는데 개한테 다시 물려죽을뻔도

했었다. 개는 개인적으로 방위를 좀 싫어하는 본능이 있나보다.

나만 가면 동네개들이 필사적으로 달려든다. X만한것들이야 발로 뻥차면

그만이지만 나보다 더 큰 개가 덤벼들면 사실상 다리에 히네가 풀리고

아무리 개라지만 무릎이라도 꿇고 사죄해서 안물리고 싶을 정도다-_-;

그 동네에서 알아주게 큰 개를 가진 집이 있었다. 그집에 예비군이 살았다.

고로 슬펐다 X발-_-;

1층 벨을 누르고 대문이 열리자 마자 그집 반만한 개가 침을 막 흘리며

내게 달려왔다. 사실 난 고릴라인줄 알았다-_-;

대문을 다시 닫았다-_-;

1층 주인 아줌마가 나와서 친절하게도 개를 잡아주었다. 아줌마가 위대해보였다.

"총각 내가 잡고 있을테니 어서 올라가우."

난 아줌마께 감사를 표한뒤 이층으로 잽싸게 올라갔다. 개한텐 메롱을 날린채.

룰루랄라 이층으로 올라갔더니 글쎄 이번엔 티라노였다-_-;

이 개자식은 밑에놈하곤 다르게 침을 바가지로 흘리며 내게 엉금엉금 다가왔다.

오줌을 지릴것만 같았다. 태권도 자세를 취해봤지만 그자식은 생깠다.

2층에서 뛰어내렸다-_-;

다리를 절뚝거리며 근처 공중전화로 가서 예비군을 불러내 미용실 앞에서 만나

도장을 찍었다. 예비군이 나오면서 개도 데리고 나올까봐 숨어있다 나와서 만

났다. 후-_-;

사실 그런개는 묶어둬야 예의가 아닌가 싶은데 너무하다;;

그냥 다가오면 말을 안하겠는데 진짜 침으로 냇물을 만들면서 다가오는데

어찌 안쫄수가 있겠는가. 날 통닭쯤으로 생각하며 다가오는것 같은데 누구라도

뛰어 내렸을게다. 아 아무리 변명해도 쪽은 팔리네-_-;

후우...그렇지만서두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건 확인할수 있는 진리인것 같다.

세상엔 말이다. 그 동네 역시 말이다.

빨갛게 얼어있는 내 콧잔등을 보고선 춥다며 따뜻한 보리차 한잔을 건네주는

아줌마와 졸린 구영탄 눈을 하고 찾아온 내게 한숨 자고 가라며 내팔을 끄는

아가씨...(이건 구라다-_-;) 아줌마다 아줌마;;

잔치했다며 남은 떡과 과일을 한상 차려 주던 미숙이할머니.

모두모두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난 열심히 뛴다.

하아....오늘 일기는 이쯤에서 접을까 한다.



승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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