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Outside 1 -
" 어제 말야, 노래방에 갔었는데, 원래 노래방에 월요일엔 사람이 별로 없
거던. 나이트 같은데도 월요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대. 아, 오해하지 마. 나
지금까지 나이트 간 적 2번 밖에 없다 뭐. 그것도 선배들한테 거의 끌려가
다시피 한 거라구. 아무튼 , 나랑 후배 2명하구 같이 가서 1시간 돈 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거든. 그게 시간이 밤 10시 부터였나.. 그냥 간단하게
1시간 부르고 집에 올려고 했었는데, 노래방에 사람이 없다 보니깐 1시간
끝났는데 30분을 더 주더라구. 근데 우리 애들이 또 노래 부르는 걸 엄청나
게 좋아하지 않냐. 너도 알잖아. 그 정환이 걔, 마이크 한 번 잡으면 메들
리로 끝도 없잖아. 그래서 30분을 더 불렀지. 그 때까진 좋았어. 마지막으
로 2분이 남아서 끝내기 노래로 '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입력하고
있는데, 뜨어.. 또 30분을 더 넣어주는거야. 이거 더 불러야 되나, 그냥 나
가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에라 더 부르자 해서 불렀지. 근데 3명이 2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면, 진짜 부를 노래는 거의 다 부르거든. 송대관의 '네박
자'부터 시작해서 조용필 '창밖의 여자', 전영록의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 어짜피 막가는거 스틸하트의 'She's gone', 티삼스의 '매일매일 기다려'
등등 진짜 부를 수 있는거 인정사정없이 막 불렀다. 그래서 이제 마지막으
로 3분이 남았어. 정환이마져 지쳤는지 마이크를 놓고 가방을 싸더라구. 그
래. 이제야 가는구나 싶었는데.. 이 노래방 주인 아저씨가 아무래도 우리랑
한 판 붙고 싶었던 건지, 으아아아!! 30분을 또 주는거야. 으으으.. 이젠
정말 부를 노래도 없었어. 우린 또 시간 거의 안주는 줄 알고 1절씩만 불렀
거든. 그냥 나갈까 말까 또 애들하고 토론을 하다가, 이대로 질 수는 없다,
공짜로 주는 건 목이 터져도 마다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 무서운
아이들이야. 그래서 또 부르기 시작했는데, 할게 없으니깐 노래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어. 번호책 안보고 그냥 번호를 막 넣고 부르는 거야. 1111,222
2,3333,4444,1234,4321 같은거. 근데 거의 다 있더라구. 1111은 무슨 트로
트 비슷한거였구, 4444는 유희열 노래였나, 토이 노래였나 그랬어. 근데 하
일라이트는 5555였지. 내가 장담하는데, 노래방에서 제일 짧은 노래일꺼다.
그 노래 제목이, '아멘 세 번' 이더라구. 설마, 저거 아멘 세번 하고
진짜 끝나는건가? 하고 일단 불러보자 했는데.. 아멘~ 아아멘~ 아아아아메
에엔~ 라고 끝나더라. 황당. 쿠하하하~~ 시간이 남으니깐 이런 것도
부르게 되더라구. 암튼, 재미있었다. "
" 응. 그랬구나. 그래서 어제 전화 안받았던거구나.. "
" 어? 전화 했었어? "
" 응... "
" 왜? 무슨 일 있었던거야? "
" 아니..그냥.. "
너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 Inside 1 -
언제까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너의 향기, 너의 머리카락, 너의 어투, 너의 웃음 소리.
나는 언제까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너를 보는 나의 시선에 그리움이 담기고
너를 보내는 나의 가슴에 날카로운 아쉬움이 남아
그냥 두 걸음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나는
언제까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Outside 2 -
" 어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요새 날씨 진짜 덥잖아. 오랜만에 친구
만나서 영화 좀 볼려고 그랬는데 "
" 친구 누구? "
" 아.. 그냥 친구. 동아리. "
" 응..."
" 근데 일이 안될려고 했던지 약속이 어긋나서 그냥 집에 오는 길이었어.
내가 얼마나 짜증이 났겠니. 약속도 바람맞고, 날씨는 진짜 장난 아니게 덥
고. 게다가 사람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버스 안에 다닥 다닥 36.5도짜리 난
로가 붙어있으니, 이건 정말.. 그 전날 목욕을 했기에 망정이지 안했으면
때 밀려나왔을지도 몰라. 아무튼, 그렇게 오는데..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거야. 사람이 많은데도 무지하게 빨리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빨간 신호에서
서 버렸는데.."
" 그랬는대? "
" 근데 내 옆에 있던 아줌마가 손잡이를 놓치면서 내 쪽으로 휙
날라오시더니.. "
" 더니? "
" 그 아줌마의 입술이 정확히 내 팔에 달라붙었던거야. 그리고 그 입술이
내 팔을 타고 쭈욱 미끄러지는데.. 으아아아~ 팔에 잔뜩 묻어버린 그 침!!
으아아아~! "
" 이..이런.. "
" 내가 아줌마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뜩이나 더운데 그 침이
내 팔에 주루룩 흐른다는 거는.. 으아아~!! 근데 더 환장하겠는거는, 그
아줌마가 날 미안한 투로 쳐다보는게 아니구, 너 땀 내가 다 먹었다는 식으
로 쳐다보는거야. 찝찝한 투로. 물론 그것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래도
침범벅이 된 내 팔에 비할까. 아아아... "
" 쿠쿠쿠.. "
" 근데, 저기.. "
" 뭐? "
" 실은.. 너 소개팅 주선 좀 할 수 있니? "
" 응? 소개팅? 누구? "
" 나. 이제 한 번 사귀어 볼려구. 전에 사귀었던 애도 이젠 잊을 수 있을 것
같구.. "
" 그래... 그렇구나.. "
" 해 줄수 있는거지? "
" ...... 으응.. "
정말.. 해 주기 싫었다. 난 어때? 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 Inside 2 -
남자와 여자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네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어.
무심코 내뱉은 너의 말 한마디에
나는 며칠밤을 잠 못 이루며 두근거렸고
언뜻 나의 손을 스쳐가는 너의 손에
나는 붉어지는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돌렸어.
길가에 핀 민들레 한송이를 꺾어 나에게 쥐어주며
생일 선물을 준비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면
나의 가슴은 스르르 녹아 이젠 흔적도 남지 않을꺼야.
비오는 날, 창가로 흐르는 빗물이 내 뺨에도 흘러
눈을 감고 시리도록 아파오는 마음의 한 부분을 더듬어보면
언제나 그 속에는 네가 있을꺼야.
내가 죽기 전까지. 앞으로도... 영원히.
- Outside 3 -
" 나 어제 술 먹고 뒤게 쪽팔렸었다. "
" 왜? "
" 술을 좀 많이 먹은 상태였거든. 화장실까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정신 차려보니깐 화장실 안에 있더라구. 나가보려고 문을 밀었는데,
아무리 밀어도 안열리는거야."
" 혹시 당겨야 열리는거였어? "
" 응. 그래서 나 화장실에 2시간동안 갇혀있었다. "
" 쿠쿠쿠... "
" 그리고 더 웃겼던 거는.. "
" 웃겼던거는? "
" 그게 우리집이더라구. "
우린 친구니까,
무슨 얘기든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슬프다.
- Inside 3 -
내가 가진 추억 중에서 네가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몰라도 괜찮아.
하늘을 보면 너의 눈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을
몰라도 괜찮아.
네가 애인 자랑을 할 때 같이 웃어주면서
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술 한병을 다 마셔버리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울어버리고 싶었던 내 심정을
몰라도 괜찮아.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가 널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내가 널 얼마나 그리워 하는지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내가 널 얼마나....미워하는지
몰라도 괜찮아.
몰라도....
- Outside 4 -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아. 너구나. "
" 응. "
" 왠일이야? 이 시간에. "
" 지금부터 내 얘기 듣기만 해 줘. 그럴 수 있어? "
" 왜? "
" 그냥. 응? 응? "
" 너 혹시 나 좋아한다거나 뭐 그런 얘기 하려는 거 아니지? "
" ..... 아..아니..그냥.. 아. 미안. 엄마가 부르신다. 다시 연락할께. 미안. "
" 야, 하려던 얘기가 뭔데!! "
" 미안. 끊는다. "
뚝.
휴..................................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