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그녀는 둘이었다... (217/37569)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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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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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그녀는 둘이었다... (217/37569)

AVTOONMOA 0 4,297

- Prologue -

아 글쎄 전 정말로 잘못한 거 없다니까요. 제가 그런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전 그냥 좋다구나 하구 한 죄 밖에 없구, 걔도 그냥 좋은가부다 했는데
난데없이 뺨 맞고 저도 얼마나 황당했는지 원...

암튼 제 얘기좀 들어주세요. 이 얘기 안하면 죽을때까지 입이 근지러서 못견딜
것 같네요.

때는.. 바야흐로 어느해 8월이었습니다...



- 성현 -

전 그날 기나긴 신촌역 지하도로를 바쁘게 걷고 있었습니다. 하필 지하철이
연착을 한데다 졸면서 역을 지나쳐서 약속시간에 20분이나 늦어버린 거에요.
제 친구 성철이놈과는 1 0분 늦는데 10000원씩 내기로 약속을 한 터라 지금
나갈 공돈이 무려 20000원. 이 돈이면 1200 다이 당구장에서 3시간은 칠 수
있는 돈인데... 아까워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소개팅을 시켜준다는데.

그렇게 막 달리다가 보니 제 앞의 어떤 여자가 저처럼 막 달리는게
보이더군요. 오호.. 저 여자도 꽤나 급한 듯 치마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또깍또깍 힐 소리를 내며 잘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고개를 쳐든 경쟁심. 내가 더 빨리 가리라. 전 무슨 이유에선지 몰라도 그
여자를 앞지르고 싶은 생각에 후다다닥 뛰어 그 여자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속으로 '이겼다~ ' 라는 별 쓸데없는 이상한 경주에서 이긴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또깍또깍 소리가 커지는 듯
싶더니 그 여자가 절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하더군요. 열받았슴다... 감히 나를
앞서나가다니. 그렇게 그녀와 저의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채 저와 그녀는 투닥투닥 또깍또깍 투닥투닥 또깍또깍
소리를 내며 신촌 골목을 가로질러 달렸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더군요.
이 여자 왜 계속 나랑 같이 가는건데?


- 주민 -

이 남자 왜 계속 나랑 같이 가는건데? 전 이 생각을 하며 신촌 골목을 달리고
있었어요. 오늘 교회친구 성철이가 좋은 남자 있다며 잘 차리고 나오라는
소리에 안입던 치마까지 입고 나왔는데 하필 지각할 껀 뭐에요... 그래서
체면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뛰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떤 남자가 절
앞질러 나가드라구요. 저도 지고는 못살아요. 악착같이 뛰어서 다시 앞서나
했는데 또 뒤에서 쫏아오고, 그러기를 몇번 하다가 지금은 이 남자랑 나란히
골목을 뛰고 있답니다. 아마 이 남자도 모를 꺼에요. 왜 똑같은 ?nbsp 曆?nbsp뛰고
있는 건지...


- 성철 -

전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성현이 놈은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가방을
등에 맨 체 신촌 골목을 먼지나게 뛰어오고 있었고, 주민이는 성현이 옆에서
치마가 휘날리게 같이 뛰어오고 있더군요. 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둘이 이미
만나서 같이 오는 건줄 알았어요. 제가 얼마나 그리웠으면 절 향해 저렇게
뛰어오나 그런 왕자틱한 생각이 아니면 저 불가사의한 일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근데 기껏 도착한 성현이가

" 헉. 헉. 헉 헉.... 야. 늦어서 미안하다.. 소개팅 어떡하냐? "

그렇게 물어보?nbsp 쨉?. 그 질문을 듣는 주민이의 표정이라니.. 설마 이 남자가
오늘 소개팅 할 사람!!! 그런 놀라움과 황당함을 눈에 가득 담고 있더군요.
그리고 성현이도 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헉헉거리던 고개를 들어
얼굴이 빨개진채 서있는 주민이를 보고는 지도 쪽팔렸는지 머리를 벅벅
긁더군요. 서로 소개팅 할 사람끼리 그 난리를 치며 경주를 해 댔으니... 암튼
전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둘이는 그렇게 만났어요. 그리고 1년을 넘게 잘 사귀고 있죠. 시작부터 힘들게
뛰어와서 만났으니 그게 아쉬워서라도 쉽게 헤어지진 못할껍니다..

근데 문제는 헤어지고 뭐고 그게 아니라, 성현이 녀석이 전에 불만을
털어놓는데, 1년이 지났는데도 둘이 한번도 키스를 해 본 적이 없다고
그러더군요... 한번도요.


- 성현 -

향수도 샀습니다. 옷도 멋찌게 한벌 뽑았습니다. 머리에 무스도 발랐습니다.
세수하고 코팩도 했습니다. 손톱 발톱도 깨끗히 잘랐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입에 박하향의 스프레이도 뿌렸습니다.

...됐어~!!

스스로 거울을 보며 만족한 저는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했습니다. 오늘만은
하고 말리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만은 내 하고 말리라~! 오늘만은 그녀?nbsp ?nbsp
부드러운 입술의 촉감을 느껴보고 말리라~!

뭐.. 이상할 수도 있겠죠. 키스에 뭐 그리 집착하는냐고. 하지만 여러분도
겪어보세요. 1년동안 사귀어 오면서 옆에 있는 여자가 이뻐 죽겠는데 키스
하고 싶지 않겠나. 글구 누가 그러드라구요. 애인과 친구를 구별해주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키스라구. 근데 전 그걸 아직도 못했으니.. 맨날 결심이야
하고 나가지만 번번히 퇴짜만 맞았습니다. 몸냄새 난다는 핑계서부터 입냄새,
또 무슨 손톱이 길다느니. 왜 키스할때 손톱이 필요한 겁니까? 왜? ( 혹시 전
모르는 키스의 비밀이 있는건가요. ..)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처절한 준비를
하고 나가는 겁니다. 이따가 6시에 메종드필에서 보기로 했는데, 그때는 꼭
제마음을 전하고 키스를 할 껍니다. 두고 보세요.

하나, 둘, 셋~! 키이~쓰!!


- 주민 -

어쩌면 좋죠.. 하필 오늘이라니. 전에 과제물 하는데 도움을 줬던 오빠가
있는데, 내일 군대간다고 오늘 꼭 좀 보재요. 오늘 저녁에 성현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 일을 어떡해야 할지. 이 오빠 그냥 보내면 저도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 그러지는 못하겠구, 그렇다구 오빠 만난다구 못간다구 그러면 성현이는
아마 삐져서 1주일은 말도 안할 꺼에요. 걔는 뭐 남자가 그리 잘 삐지는지요..

그래서 고민에 걱정을 얹어 마구마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 동생이 집에
들어오더군요.

" 엄마, 저 왔어요~ 언니 나 왔어~~ "

그래~! 바로 이거야~! 실은... 제 동생과 저는 일란성 쌍동이에요. 둘이 정말
똑같이 생겼죠. 엄마 아빠만 제대로 구분하실 수 있으세요.나머지 사람들은,
심지어는 외삼촌이나 고모들도 저희 둘을 잘 구별하지 못한답니다. 거기다
성격까지 비슷해서.. 저도 가끔은 놀랄때가 있어요. 얘 정말 나랑 너무너무
닮았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럼 이 위기를 타?nbsp 냘?nbsp방법은...

" 얘. 수민아? "

" 응? 언니 왜? "

" 저.. 너 전에 내 남자친구 보고 싶다고 그랬지? "

" 응. 근데? "

" 너 오늘 보지 않을래? "

" 정말? "

" 응. 근데.. 너.. 미안한데.. 내 역활 좀 해주면 안될까? "

" 뭐...뭐라구? "

" 그러니까...."

전 수민이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 주었어요. 오늘 원래 성현이를 보기로
했는데, 급한 약속이 생겨서 못가게 되었다. 근데 성현이는 한번 삐지면 5일은
가니까, 약속을 어기지 않고 안삐지게 하는 방법은 결국 네가 가는 수 밖에
없다. 그냥 가서 " 오늘 좀 피곤해서 말 많이 못하겠어. ." 그러구 따라다니다
오면 된다. 이렇게 말을 해 줬죠.. 수민이도 전부터 성현이를 궁금해했었고,
장난도 워낙 좋아하는지라 금방 고개를 끄떡 끄떡 하더군요.

그땐 몰랐어요.. 그날만은 제가 나갔어야 한다는 걸..


- 수민 -

흔들리는 지하철을 타고 신촌으로 가면서도 얼마나 가슴이 콩닥 콩닥 뛰는지
몰랐어요. 언니도 언니지만 지금 언니 애인 만나러 언니 대신 가는 저는 또
뭐하는 건지.. 근데도 왠지 한번 보고도 싶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았어요.

사실 일란성 쌍동이에 성격도 비슷하지만 언니는 애인이 있는 반면에 저는
없었거든?nbsp ? 그래서 내심 언니가 부러웠는데 마침 보러가라고 하니 어짜피
얼굴도 똑같은 거 괜찮겠지 싶었어요.

이렇게 대신 나가고 하는거.. 실은 처음이 아니거든요. 전에 제가 국어작문
시험 칠때 글짓기 잘하는 언니보고 부탁에 부탁을 해서 대신 시험쳐 달라고 한
적도 있었어요. 물론 아무도 몰랐죠. 심지어는 제 제일 친한 친구 미정이도

" 얘, 너 어제 왜 그렇게 말 한마디도 안했니~ 얘도.."

그렇게 핀잔을 줬을 정도였어요. 정말 제가 봐도 언니랑 저는 너무너무
똑같아요.

암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약속장소로 발걸음은 옮겨지고 있었 고, 저 멀리에
언니가 말한 인상착의의 사람이 보였어요. 아 저사람인가 보다.

그런데 아마 언니가 말 안해줬어도 알았을꺼에요. 딱 보고 저 남자다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바로 저 남자...

그땐 저도 몰랐어요... 성격도 언니랑 비슷하니 남자 취향도 비슷하다는 걸..


- 성현 -

오늘따라 주민이가 조금 늦더군요. 그래서 괜한 초조함에 왔다갔다 거리는데,
멀리서 주민이가 보였어요.

" 미안해...늦어서..."

어? 주민이가 미안하다는 말을 다 하네? 보통은 자기가 늦어도 그냥 모른체
하고 가거든요. 그런데 미안하다고 살짝 웃으며 사?nbsp 墟求?nbsp주민이를 보니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이뻐서 금방이라도 키스해주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어요. 오늘 세운 계획이 여기서 그냥 끝나버리면 안돼잖아요.

그리고 우리는 메종드필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제일 분위기 좋은 식탁에
앉아 1인분에 12000원이나 하는 미트 퐁듀를 시켰어요. 그리고 주민이에게 말했죠.

" 주민아? "

" 네? 앗~ 응? "

" 저..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지? "

" 응..."

" 그럼 너는 나 좋아하니? "


- 수민 -

어머..이거 어떻해.. 좋아한다고 말 해야되는건가..

전 어찌할바를 모르고 식탁만 쳐다봤어요 . 언니같으면 이럴때 뭐라고
말했을까.. 모르겠다. 그냥 내 마음대로 하자.

" 응. 나 너 좋아해.."


- 성현 -

어!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보통
주민이는

" 얘가 부끄럽게 그런건 뭐하러 물어봐.. 그냥 먹자. "

이러는데 오늘은 왠일로.. 그럼 내친 김에,

" 그럼 주민아. 전에 우리 여기서 먹었던 거 기억나? "

" ..으..응.."

" 그때 내가 이렇게 물어봤을때 네가 뭐라고 대답한 지 기억 나? "

" 응? "

" 네가 나한테 뭐라고 대답했잖아.. 그거 기억 나냐구. "

" 응. "

" 지금 한번만 다시 말해주?nbsp ?nbsp안될까? "


- 수민 -

마음이 조급하니까 발로 바닥을 탁탁탁 쳐대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언니가
무슨 말을 한 거지... 일단은 기억 난다고 했으니 모른다고 할 수도 없고..
아이, 몰라~~

" 응.. 그게...저기... 그러니까.... 아! 성현아. 음식 나왔다. 우리 먹고
얘기하자."

" 푸하하하~~~ 생각 나는구나~! "

" 응? "

" 내가 전에 여기서 너 좋아한다고 했을때 네가 말 돌릴려구 음식 나왔으니까
먹고 하자고 그랬잖아. 그래서 좋아한다는 내 말에 대한 대답을
못들었었는데.. 오늘 얘기해 줘서 고마워.. "

" 그렇구나.. 하아.. 그럼 먹 자.."

참.. 언니도.. 역시 언니랑 저는 성격이 비슷한가봐요. 같은 상황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다니.. 그렇게 얘기는 계속 되었고 저는 어찌어찌해서 겨우겨우
얘기를 맞춰나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오늘은 피곤해서 얘기 못한다고 할려구
그랬는데 성현이와 말하다보니 그냥 끌려가는 걸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음식을 다 먹고 난 다음 밤거리로 나왔어요.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둘이 걷고 있는데, 성현이가 저 쪽 벤치에 잠깐 앉자고
그러더군요.



- 성현 -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 아니면 정말 못할 것 같 았습니다. 음식도
괜찮았고, 오랜만에 이야기도 많이 했고, 거기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고요한
벤치.. 아까 날 좋아한다는 대답도 들었으니까, 키스해도 괜찮겠지. 전
주민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 주민아? "

" 응? "

" 이거..선물이야. "

" 어머. 무슨 선물? "

" 응..그냥... 오늘 그냥 주고 싶었어.."

" 그래.. 고마워..정말로..."

" .....주민아? "

" 응? "

" 나.. 지금.... 키스해도 될까? "


- 수민 -

어머. 어머. 이걸 어떻해 해...

성현이는 계속 제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분위기는 정말 제가 피한다면 너무
이상해져버릴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전 정말...

쪽~

" 와~~ 이제 우리 키스 한거다~~ 주민이 만세다~ "

키스를 하고 나선 절 안고 빙빙도는 성현이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
어요. 정말 그렇게 하고 싶었나 하고요.. 근데 이거 정말 어쩌죠.. 저도
모르게 언니의 첫키스를 빼앗아 버렸어요. 집에 가서 언니한테 뭐라고 해야 할
지..

하지만 입술의 감촉은 여전히 남아있었어요.. 그 떨리는 입술의 감촉은..


- 주민 -

왔다가. 갔다가. 안방 갔다가 다시 건넌방 갔다가.

" 애~! 어지럽다, 왜 이렇게 돌아댕기구 그러니~ "

엄마의 핀잔에도 불구?nbsp 構?nbsp전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빙빙 돌고 있었어요. 얘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 오빠 만나서 밥을 사 주기는 했는데 성현이 쪽이
너무나 궁금해서 그냥 일찍 집에 와버렸거든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성현이
만나러 가는건데.. 근데 얘는 전화라도 해 줘야 내가 안심을 하지.. 혹시나 말
실수라도 했을까봐 전 정말 걱정이 되서 가만히 앉아있을수가 없었다구요.

딩동 딩동~

" 누구니? 수민이니? "

" 응, 나야 언니. "

덜컹.

" 야, 너 이리 좀 빨리 와 봐.."

" 알았어 언니.. 잠깐만.."

" 빨리좀~~ "

방에 들어가자 마자 전 물어?nbsp 첸楮?

" 애~ 오늘 어떻게 됐어? 말 실수는 안했구? 오늘 성현이가 뭐래? 혹시 무슨
일은 없었어? 오늘 저녁은 뭐 먹었는데? "

" 언니~!!!!!!! 잠깐만~~~ 나두 말 할 시간 좀 줘~~ "



- 수민 -

휘유.. 언니를 정면으로 볼 수가 없었어요..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라서.. 키스 한 걸 말을 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결국 키스한 걸 말 못하고 말았답니다. 만약 그걸 말했다면 언니는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을 것 같아요. 제가 미트 퐁듀 먹고 선물도 받았다며
언니에게 주려고 하자 그냥 가지라는 말을 하면서 어찌나 눈빛이 아?nbsp 굅?nbsp
슬프게 보이던지.. 아마 오늘이 최고의 날이었던 것 같은데 그 날을 빼앗아
버린 데다, 키스까지 했으니.. 저 정말 어떻게 해야 되죠?


- 성현 -

왠일로 주민이가 먼저 절 만나자고 하는지 모르지만 암튼 기분은 좋았습니다.
전에 키스를 하고 나서 더 사이가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약속 장소에 나가니 또 왠일로 주민이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와..
갑자기 주민이가 딴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예전처럼 밥 먹고 술도
조금 먹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주민이가 이상했어요. 그러니까..
전에 봤을때 뭘 했는지 기억이 이상하게 안난다며 자꾸 캐묻는거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틀전의 일을 기억 못하다니.. 전 대답을 하면서도 왠지
찜찜한 기분이었어요.

그렇게 만나고 주민이를 집까지 바래다 주는데, 문득 가기 전에 굳나잇 키스를
해 주고 싶더군요. 전에 한 번 했으니까 이번엔 괜찮겠죠. 그래서 돌라가려는
주민이에게 살짝 키스를 했는데,


- 주민 -

어. 얘가 왜이래~!

" 야~! 너 왜이래~! "


- 성현 -

어..뭐...뭐야 이거...

" 으...응? "


- 주민 -

" 누가 허락도 없이 그렇게 키스하래! 응? "

" 전에 했자너.. 왜그 래 너..."

" 내가 전에 언제 했어! "

" 이틀전에.. 나 봤을때 벤치에서 했잖아..그것도 기억 못해..그래서 난
괜찮은 줄 알구.. "

" 어머. "

갑자기 머리속이 복잡해 졌어요. 그 날이면 수민이가 대신 나간 날인데.. 그럼
수민이가 키스를?

전 황당해하는 성현이를 내버려두고 얼른 집으로 뛰어들어왔어요. 다행이 집에
수민이가 있더군요.

" 수민아! "

" 응? 언니 왜? "

" 너 잠깐 일루 와 봐. "

" 언니.. 아퍼..왜그래.."

" 너! 이틀전에 성현이 만나서 뭐 했지! "

" 으..응? 뭐..뭘? "

" 그래. 키스 했지! 그지! 그지! "

" 으응 ...."

" 너... 너... 어떻게 그렇수가.. "

" 언니, 나두 사정이 그럴수 밖에 없었어.. 못한다고 말하기도 그랬구,
그렇다구 나 동생이라 못한다구 할 수도 없잖아.. 언니.. 이해해 줘.."

" 너 같으면 그게 이해 되겠어!!!!!!!! "

" 언니..미안해.."

" 나가~ "

쾅.


- 수민 -

문이 닫히고 잠시후 우는 언니의 흐느낌 소리가 들렸어요. 차리라 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말하는 건데.. 어찌 해야 할 지.. 정말 언니한테 미안했어요.
그렇게 아껴온 키스인데. 아마 오늘 성현이가 전에 했다고 오늘도 했다가
이렇게 되었나봐요. 어짜피 밝혀질 거였긴 하지만..

그 뒤 언니와 저는 굉장히 서먹해 졌어요. 물론 저도 언니한테 미안했고,
언니도 사정을 이해하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서먹한 건 어쩔 수 없었어요.
거기다 문제는 성현이와 언니의 사이마져 서먹해 져 버린 것 같다는 거에요.
전화도 잘 안오고.. 성현이도 키스 해 놓구선 갑자기 안했다고 하는 언니를
보며 굉장히 마음이 상했나봐요. 그 날 때문에 이렇게 일이 크게 벌어질 줄은
몰랐어요..

언니.. 미안해...


- 주민 -

휘유... 요새는 한숨만 나와요..

동생이 나 대신 키스를 하다니.. 뭐 지금은 이해해요. 그 상황?nbsp ?nbsp그럴 수 밖에
없었겠죠.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그것보다 더 걱정인건
성현이였어요. 성현이는 제가 쌍동이인 걸 몰랐구,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겨버린
걸 알수도 없을 꺼에요. 게다가 더 걱정인 건, 혹시나 성현이가 수민이에게로
가 버리면 어쩌나 하는 거였어요. 수민이는 저랑 똑같이 생긴데다 어찌 보면
성격도 저보다는 좋은 것 같구.. 게다가 키스도 한 사이니 그냥 가버리면 전
어떻해요...

결국 그렇게 고민 고민 하다가 수민이한테 다 얘기를 하고 방법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어요. 어짜피 일은 벌어진 거, 수습 을 해 봐야죠. 성현이가 널 좋아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성현이를 놓치기 싫다. 그렇다고 내가 널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이해 한다. 그러니까 우리 같이 방법을 생각해 보자. 이렇게요.
수민이도 흔쾌히 그러자 하며 둘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방법이 떠올랐어요.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


- 성현 -

정말 전 그날 이후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주민이는
연락해도 만나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날 일에 대해 말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 키스한 걸 잊어버릴 수가 있냐구요..
솔직히 전 주민이에게 실망했어요. 어떻게 그럴수가.. 그렇게 힘들게 한
키스인데 주민이한텐 아무것도 아니었나 보죠.. 어떻게... 그럴수가..

그러다 연락이 왔는데, 이건 정말이지..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주민이구나.."

" 아니에요. 저 주민이 아니에요. "

" 뭐? 너 장난하니? "

" 아니. 전 주민 언니가 아니구요, 수민이에요. 주민이 누나 동생이요. "

" 그래.. 근데 목소리가 똑같네. "

" 네.. 실은 저랑 누나랑 일란성 쌍동이거든요. "

" 뭐!!!! 너~!!! "

순간 모든일의 실타래가 풀리는 듯 했?nbsp 윱求? 그럼..

" 그럼 혹시 너..."

" 네.. 실은 이틀전에 제가 대신 나간거에요.. 죄송해요.."

" 너 어떻게 그걸수가.. 그럼 얘기를 해야 되는 거 아냐!!! "

" 그럴 상황이 아니었어요..그리고 그날 성현씨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어요. 그럼 그날 난 처음 보는 여자한테
키스를 한 거란 말야?

" 저..죄송한데요.. 우리 한번 만나면 안될까요? 언니 때문에 한번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요.."

" 그래...그럼 다시 보자.."

딸깍. 이게 뭐야.... 어떻게.. 주민이는 동생이 있다는 소리는 했지만 일란성
쌍동이란 소리는 안했거?nbsp 玲?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똑같을 수가.

약속날짜는 이틀 후였습니다. 그 날까지 전 얼마나 머리속이 복잡했는지
모릅니다. 수민이를 보면 어찌 해야 되지.. 그날 키스해서 미안하다고 그래야
하나.. 그럼 주민이한텐 어쩌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시간은 얽히고 풀렸다를 반복하며 어느새 약속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
머리속도 얽히고 풀렸다는 반복했지만 어찌 해야 할 지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단 한가지 결론은 상황이야 이렇게 되었어도 제가 주민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어요.

" 안녕하세요? "

" 그그래.. 안녕? ?nbsp ?. 근데 쌍동이면 동갑이겠네.. 말 놔."

" 그래도 .."

" 괜찮아.. 우린 전에 한번 본 사인데 머.."

이크. 말하고 실수했다는 생각. 수민이 얼굴이 빨개지는 걸로 봐서 그날 일이
생각나나 보다.

" 그럼 말 놓...는다. "

" 그래. "

" 저.. 미안해.. 일이 이렇게 되서.."

" 그러고 보니 너도 어쩔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근데 그날 왜 네가
대신 나온건데? "

" 언니가 급한 약속이 있는데, 그렇다고 약속을 깨면 네가 화낼꺼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대신 내가 나가라고.."

" 내가 그렇게 화를 자주 냈나.. 근데 넌 그렇다구 대신 나?nbsp ? "

" 실은.. 나두 네가 궁금하긴 했거든.. 언니 애인이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 그래... 그랬구나..."

" 우리 나갈래? "

" 으..응? "

갑자기 수민이가 나가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같이 간 곳은 ... 어? 여긴 전에
수민이랑 키스한 곳인데..

" 어.. 여긴.."

" 잠깐 앉아봐..."

" 너.. 왜그래..."

" 저기.. 나 어떻게 생각해? "

" 뭐? "

" 저.. 나 어떻게 생각하냐구.. 얼굴은 어짜피 언니랑 똑같구.. 성격도 많이
다르지 않을꺼야.. 너만 괜찮으면.. 어짜피 언니랑 사이도 많이 안좋아진 것
같은데..나랑.."

" 야~!!!!!!! 너~~ ~!!!!!!! 너.. 어떻게.. 네가 아무리 얼굴이 똑같고 성격이
비슷해도 넌 수민이지 주민이가 아냐! 난 주민이를 사랑해. 그날, 둘이 같이
달리기를 하며 뛰어오던 주민이를 난 사랑해. 약속시간에 늦어서도 얼굴만
붉히며 그냥 피식 웃는 주민이를 난 사랑해. 키스를 하건 못했건 그건 상관
없어. 난 주민이를 사랑한단 말야.. 네가..아무리 똑같아도.. 넌 주민이가
아냐... 아냐.. "

쪼옥~

" 어, 너.. "

" 성현아? "

" 수민이 너 어떻게 된 거 아냐? "

" 피식.. 그래. 어떻게 됐다. 나 수민이 아냐. "

" 뭐...뭐? "

" 실은 나 주민이야.. 수민이로 속여서 미안해.."

머리속-> *&#*&#@ㅆ#@(&(@*&( ... 얽힐대로 얽힘..

" 정말 너 주민이야? "

" 그래. 7월 12일 너 나랑 같이 크러쉬 가서 맥주 먹다가 취해서 내 손수건
가져갔지? "

" 어.. 너 주민이 맞구나.."

" 그래.. 미안해..속여서.. 그리고 고마워.. 날 그렇게 사랑했었구나.."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럼 난 주민이 앞에서 사랑고백을 한 거란 말야?

" 성현아. 나두 할 말 있어. 이리 와 봐. "

" 으응..? "

쪼옥~~

" 이제 나 너랑 키스 두번 한거니까 수민이보다 많이 한거다~ 그지? "

" 푸...푸하하하하하~~~~~~~~~~ "

그렇게 웃음소리는 밤하늘을 가르고 혜성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 뒤에서 몰래
우리를 보고 웃음짓고 있는 수민이도 그 혜성을 보았겠지요. 행복이 가득 담긴
그 혜성을 말이에요..



- Epilogue -

" 주민아~~ "

" 왜? "

" 손 내밀어봐. "

" 으이구.. 자. "

" 어디보자.. 손금이 이쪽으로 가 있으니까.. 주민이 맞구나? "

" 참 내.. 이제 수민이랑 나올때는 둘이 같이 나오겠다구 그랬잖아~ 서로
바꾸는 거 이제 안할테니까 그만 해.."

" 아쉽네 거.. 수민이랑 노는게 더 재밌는데.."

" 뭐? 너~!!!!!!!!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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