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나도 웃기고 싶다~! (381/37570)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홈 > FORUMS > 유가촌 레전드1 > 버터빵
유가촌 레전드1

002.jpg


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나도 웃기고 싶다~! (381/37570)

AVTOONMOA 0 4,611

< 1 >

" 애들아 ~ 내가 오늘 무지 재미난 얘기 해 줄께."

" 뭔데? "

" 응. 이짜나, 코끼리가 개미들을 잘못해서 왕창 밟아 죽인 일이 생겼대.
그래서 개미들이 열받아가꾸 코끼리 죽이러 백만마리가 출동한거야. 근데
코끼리가 걸어가다가 50만마리를 죽이고, 뒷걸음치다가 40만 마리가 죽었대.
그래서 남은 개미들이 전부 도망갈라구 그러는데 개미 대장이 코끼리 목으로
올라가더니 개미들보고 뭐라구 그랬게?"

" 몰라.. "

" 개미들아 도망가지 마라! 내가 지금 코끼리 목을 조르고 있다!"

.....

" 웃기지? 웃기지? 그지?"

" ... 하나두 안우껴."

" 정...말?"

" 응."

" 미안해....-_-;"

" 근데.. 이거 원래 뒤게 재밌는 얘긴데 니가 하니까 재미 하나두 없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던 7월의 어느 여름날, 운동회 연습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짝궁에게서 들은 " 넌 재미 없어." 라는 말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버렸습니다.

난 재미 없나봐...



< 2 >

왜 재미가 없는 것일까. 왜 난 다른 사람을 웃기지 못하는 것일까.

중학교 시절,우리 반엔 매일 돌아가며 짝을 바꾸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에서 제일 이쁜 미영이의 짝이 되던날, 전 친구들에게 떡 볶이를 사주며 물어
물어 가장 재미있다는 얘기를 구해들었습니다.

" 미영아? "

" 왜? "

" 저기..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께."

" 해 봐."

" 응...있잖아.. 미국에서 자전거 제일 못타는 사람 이름이 뭔지 아니?"

" 몰라. 뭔데? "

" 응..그건.... 못타싸이클!"

" ...근데?"

" 응? 근데라니?"

" 웃긴 얘기 해 준대메."

" 응...방금 전에 한 게 웃긴 얘긴데...."

" 뭐야. 난 또 기대했더니. 하나두 안우껴. 너 정말 썰렁하다."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전 웃긴 얘기를 하면 항상 미안하다는 말로 뒷마무리를
하곤 했습니다. 아무?nbsp ?nbsp재밌는 얘기를 해도 제가 하면 어느새 심각한 얘기가
되어버리고, 아무리 웃기는 얘기를 해도 제가하면 모두들 언제 웃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절 말뚱말뚱 쳐다보기 일쑤였습니다. 어떤 애들은 말만
하면 다들 웃는데 왜 나는 안웃긴 걸까. 왜. 왜.

그리고 결국 전 결심했습니다. 이번 학예회때 애들을 꼭 웃기고 말겠노라고.



< 3 >

" 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있어도 유리병 없이는 못마십니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닭다리 뜯고 삐약삐약~! 울레울레 울랄라~~!"

그 시절 한창 인기를 끌던 이경규의 눈 돌아가는 거나 ?nbsp 蛙蔘疸?nbsp김병조의 "
지구를 떠나거라아~" 는 제게 너무 벅찬 거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코미디를
찾다 찾다 우연히 옛날에 녹화해 둔 " 웃으면 복이와요" 에서 서영춘씨가 하던
코미디를 보았을 때 전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 날부터 전 한달간을 하루도 안빠지고 비디오를 돌려보고 또 보며 거울
앞에서 연습했습니다. 단지 아이들을 한번만이라도 웃겨 볼 수 있다면 좋아.
난 웃길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엄마가 화장실 거울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셔도 전 오로지 웃겨보겠다는 신념으로 꿋꿋이 연?nbsp 의颯윱求?

학예회날. 원래 중학교에선 학예회같은건 안하지만 저희 학교에선 남녀
공학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종업식 전날 담임선생님의 허락하에 꼭 학예회를
하곤 했습니다. 이때 자기 장기를 잘 보이면 가끔은 누군가 초코렛을 주기도
하고 책상서랍안에 편지도 들어있고 그래서 이날엔 모두들 뭐든지 시선을
끌어보려고 열심이었습니다.

" 푸하하하~!! 너무 웃겨~~!! 야~! 우하하하하`!!"

우리반에서 제일 웃기다는 종범이의 "품바춤"이 끝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 한껏 마음을 다져먹고 책상을 모아 만든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 자~~! 여러분~! 여기를 주목하세요~!
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있어도 유리병 없이는 못마십니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닭다리 뜯고 삐약삐약~! 울레울레 울라라~~"

그렇게 온 몸을 비틀며 울랄라를 끝내고 아이들을 바라본 순간, 아이들은 모두
눈으로 " 너 뭐하는거니?" 하고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전 고개를 숙인채로
무대를 내려왔습니다.

" 깔깔까르르르~~ 우하하하하~~ 푸하하하하~~!"

교실문을 뒤로 하고 힘없이 운동장을 나서설때 우리반에서 울려퍼지는
웃음소리는 제 가슴을 휭하니 뚫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연?nbsp 의杉쨉?... 정말 열심히....

입에선 웃음이 나오는데 눈에선 눈물이 떨어지더군요.

뚝.



< 4 >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게 된 3월의 어느날, 드디어 전 처음으로 미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번의 미팅 기회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제가 나가면
분위기 썰렁해진다고 끝내 안데리고 나가려 하다가 사람이 모자랐던지 절
끼워주더군요.

" 너 또 썰렁한 얘기 하면 안된다. 응? "

" 알았어... 그냥 얘기만 할께. "

" 넌 어짜피 안웃기니까 그냥 사는 얘기나 하라구.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알았지?"

"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만나기로 한 커피전문점에는 미리 여자 3명이 나와 있더군요. 전 무심코 제일
왼쪽에 앉았는데 눈 앞을 보니... 이건..

" 야. 좋겠다. 니 앞에 퀸카다 퀸카."

" 그래? 그래..이쁘긴 하드라 정말.."

" 근데 퀸카면 뭐하냐. 여자애들은 웃긴애를 좋아한다고. 내가 그 자리에만
앉았어도..아흐~!"

잠시 앉아있다 같이 간 화장실에서 성철이는 저보고 그렇게 귓속말을 던지고
갔습니다. 정말....정말로 이뻤습니다. 어떻게든 이 애랑 잘 되고 싶었습니다.

" 저기... 뭐 좋아하세요?"

" 뭘 좋아하냐니요?"

" 그러니까..영화 좋아하세요?"

" 네. 그냥 자주 보는 편이에요."

" 그러시군요.."

묵묵...

" 근데..저.. 제가 웃긴 얘기 해 드릴까요?"

쿡.

알았어 성철아. 알았다구. 그래도 어떻게든 웃겨보고 싶어..

" 네. 해 보세요. "

" 저기... 어느날 사냥꾼이 사냥을 하러 갔는데 곰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곰이.."

" " 너 사냥하러 온 거 아니지? " 그 얘기에요?"

" 네.. 아시는 얘기였군요. 이거 아시면 다른 얘기 해 드릴께요. 저기...
산토끼의 반대말이 뭔지 아세요?"

" 집토끼. 죽은토끼. 바다토끼.안산토끼. 끼토산. 알칼리토끼. "

" 다 아시는군요.....-_-;"

그리고 그냥 묵 묵히 또 있다가 우린 밥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성철이 녀석의 "
짜식. 하지말라니까." 하는 소리를 들어가며.

그래도 놀긴 잘 놀았습니다. 6명이 어울려 노래방까지 가고 잘 놀고 나서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가는데 전 그 애에게 차마 전화번호 물어볼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나 같이 안웃긴 놈을 좋아할 리도 없고. 그러구 그냥 가는데
지하철에 타기 직전 그 애가 제게 뭐라 적은 쪽지를 몰래 건내주더군요.


" 나 웃길 수 있으면 연락해. 015-137-1904

- 정선 - "

웃길 수 있으면... 그럼 웃길 수 없으면 연락하지 말라는 뜻인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하여튼 기분은 왠지 좋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죠. 정말로
꼭 웃겨보리라.



< 5 >

" 야. 그러니까 첨부터 다시 해 봐. 그러니까..응... 만득이가 어쨌다고?"

" 아이구..이 밥탱구리. 야. 지금 몇번째냐? 으....."

" 알았어 알았어. 내 밥 산다니까. 술도 살께. 그러니까 만득이가 뭐?"

" 어쩌구 저쩌구 만득 가르르르르`~"

" 응...그래. 오케. 그래. ...다 적었어. 이제 이것만 하면 웃길 수 있다
이거지. "

" 근데 너 이거 가지구 누구 웃길려구 그러는거야?"

" 응..좀 웃겨야 할 사람이 있어."

" ..근데..솔직이.. 좀 걱정이다. 아무리 웃긴 얘기라도 니가 하면
안웃기드라. "

" 그래.. 인정. 그래도 해 봐야지.. 어짜피 다른 걸로는 웃길 수 없으니까."

" 짜아식. 그렇게 웃기고 싶냐?"

" 응. 웃겨야만 해. "

" 푸하하~~ 웃겨야만 해? 근데 내가 볼때는 니가 안웃기는 건 아마..."

" 아마 뭔데?"

" 넌 너무 웃기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애. 원래 웃음이라는 게 그냥 억지로 해서
되는게 아니구 자연스럽게 그냥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웃기는
거거든. 근데 네가 웃기는 건 꼭 코미디언들이 넘어져가며 억지로 웃길려구
그러는 것 같단 말야. 너 남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거 있는거 아냐?"

웃겨야만 한다.... 웃겨야만 한다.... 짝궁도... 중학교 애들도.. 그애도...

" ..그래... 그런지도 모르겠다.."

" 원래 웃음이라는게 원시인들이 너무도 황당하고 예상치 못한 일을 당했을때
어쩔 수 없어서 웃은 거래잖아. 그러니까 갑자기 돌이 굴러와서 옆의 친구를
깔아 뭉개고 갔을때 우리 같으면 눈물이 났겠지만 원시인들은 감정이 워낙
서툴러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몰라서 그러다가 웃어버렸대. 지금 봐도 그래.
울때보다 웃 을때 얼굴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된다는 거 아니? 사람에게
웃음이라는 건 그리 자연스러운 것 만은 아니라구. 그냥 너 편한대로... 그냥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면 웃길 수 있다구. "

" 음... 니 말이 옳소이다. 그래..자연스러움이라.."

" 어짜피.. 여자는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을 위해서 화장을 한다잖냐.
남자는 여자를 웃겨야 될 의무가 있는 거라고 말할수도 있는거라구. 잘
해봐라. 억지로 웃길려고 그러지만 않으면 너도 웃길 수 있을꺼야. "

" 알았다. 그래. 고마워. 짜식. 역시 잘생긴 놈은 얘기도 잘한다니 까."

" 어이구, 내가 말 하자마자 이놈이 날 웃기네. 그래. 술 나중에 사줘~!"



< 6 >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전 그애에게 삐삐를 쳐서 말했죠. 며칠
몇시까지 어디로 나오라고. 내 웃길 수 있다고.

그리고 저 멀리에서 그녀가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 난 이제 웃길 수
있어. 웃길 수 있어. 웃길 수 있다구.

"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 정선씨?"

" 네? "

" 사랑합니다."

" 네? "

" 전 당신을 사랑합니다."

",.....노..농담이죠?"

" 네."

" .........푸...깔깔깔깔~~~ 깔깔~ 까르르~~!!"

그날 그녀는 엄청 웃어 댔습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저도 몰랐습니다. 제가
남을 그렇게 웃길 수 있었다는 걸. 남을 웃긴다는 거... 그렇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더군요.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 그래.. 깔깔깔~~ 그럼 잘 있어~~ 너 너무 웃긴다~! "

아직도 그녀의 전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우리
한번
남을 웃기기전에
자신 스스로를
웃겨봅시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끝 >



추신: go stel 4 하시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보실 수 있어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0 Comments

[ 유머가 가득한 마을 유가촌 2 입장하기 클릭! ] 

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