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버터빵] 어른이 되어갈 때... (671/37570)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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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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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버터빵] 어른이 되어갈 때... (671/37570)

AVTOONMOA 0 4,446

길을 가다 공이 굴러오는 소리와 동시에 " 아저씨, 공 좀 줏어줘요~!" 라는
소리를 들을때.. 아저씨라니.. 이런.

텔레비젼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뉴스 채널로 고정되어 있는 화면을
바라볼 때. 어릴때는 "어른들은 왜 재미있는 만화영화는 안보구 저런 뉴스만
보지? " 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만화영화보다 뉴스를 먼저보게 되었으니...이런.

머리를 감다 보면 열 몇가닥씩 머리카락이 뽑혀져 나올 때. 왠지 앞날이
걱정되면서 이러다가 대머리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길때. 어릴 때는
머리에 참 숱도 많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어느 새 머리칼 빠지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니...이런.

밥 먹을때 나도 모르게 김치에 손이 많아 가는 것을 느낄때. 어릴때 도시락
반찬에 김치가 들어 있으면 손도 안대고 가져오곤 했고, 조금 커서도 라면
먹을때 아니면 김치를 먹지 않았는데. 그래서 엄마가 하시는 " 김치 하나면 밥
한공기 먹는거지." 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엄마보다 내가 더
김치를 잘 먹으니... 이런.

애들끼리 모여서 얘기하다 보면 어느새 경제나 사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을
느낄 때. 예전엔 이런 얘기는 재미 없다고 하면서 여자 친구 얘기나 나중에
대학 가면 미팅나가서 어떻게 할 지 그런 얘기 했는데 이젠 그런 얘기는 술이
잔뜩 취해서야 하는 얘기가 되어 버렸으니... 이런.

백화점 신발 판매하는데 가도 더이상 비싼 운동화에 눈길이 가지 않을 때.
고등학교 때는 어떻게 해서든 이런 거 신어보구 싶어서 아빠를 졸르고 또
졸라서 신고 그랬건만 이젠 왜 이런 비싼 운동화를 사는지 모르겠고, 차라리
이 돈이면 친구들이랑 놀러나 가겠다는 생각이 들 때. 고등학교 때 맨날 하던
농구를 이젠 한달에 한번도 하지 않으니... 이런.

텔레비젼을 볼때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올 때. 전엔 한명씩
나와서 그나마 보면 얼굴은 기억했는데 요새는 떼로 몰려나와서 이놈이
그놈이고 저놈이 그놈인지 분간이 안갈때. 예전엔 가요톱10 10위권 안에든
가수들은 전부 알았는데 요새는 1등하는 가수 아니면 잘 모르니...이런.

전에 엄마한테 혼날 때는 " 야, 이놈아~! 아직 새카맣게 어린 놈이 뭐하는
겨~! " 라고 혼났는데 똑같은 잘못을 해도 이젠 " 야, 이놈아~! 다 큰놈이
뭐하는 겨~! " 하고 혼날 때. 근데 나이 먹어서도 어릴때 잘못하던 걸 그대로
다시 잘못하고 있으니.. 이런.

결혼식장에 갈 때 양복을 입어야 한다는 걸 느낄 때. 어릴 때는 그냥 엄마
아빠 따라가서 예식장을 휘젓다가 나중에 밥먹을때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돌아다니며 온갖 음식들을 집어 먹었는데 이젠 내가 아는 사람들의 결혼식에
가야되고, 내가 아는 사람들의 위딩드레스, 정장 차림 한 걸 봐야 되고,
피같이 아까운 부조금을 내 돈으로 내야 되고, 그 돈 내 놓구서도 피로연때
갈비탕 한그릇 못 얻어먹고 음식 날라야 한다니... 이런.

인터넷 돌아다니면서 야한 자료 보면 예전에는 " 야~! 너 뭐하는거야 지금~!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게 이런거나 보면 나중에 커서 뭐가 될라구 그러니?
옆집 성철이는 어쩌구 저쩌구.. " 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제는 " 그..그거
재..재밋냐? 이제 이놈이 다 컷다고 이런걸 다 보네.. 허 참.. " 이라는
잔소리 아닌 한숨같은 핀잔을 들을때 ... 이런.

중학교, 고등학교때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건 우리때만해도 날라리요,
양아치요, 대포알(대학 포기한 아이들)이요, 불량학생이요, 문제아요, 기타
등등으로 여겨졌는데 요새는 중학생만 되도 여자친구 없는게 쪽팔린거라는
소리를 들을때.. 이런.

시골에서 올라온 사촌 동생들하고 놀이동산에 가서 같이 놀면 힘든걸 느낄때.
이 놈들은 힘도 안 빠지는지 5시간동안 탈거 다 타고도 또 타자고 옷소매를
잡아끌때. 나도 예전에는 힘이 팔팔 넘쳐서 정력맨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제는 애들한테 질질 끌려가는 꼴이라니... 이런.

몇년째 키를 재봐도 더 이상 키가 크지 않는 걸 확인하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릴때. 한참때는 1년에 10Cm도 넘게 컸는데 요새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으니... 이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나도 모르게 ' 저런 애들
한명 낳고 아빠 소리 들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할때. 이런 생각을
하고는 혼자 소스라치게 놀라 식은땀을 흘리면서 아직 20살 후반도 아닌 것이
벌써 아빠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어느새 내가 결혼을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걸 느낄때... 이런.

사촌 동생이랑 얘기를 나누다 무슨 소린지 모르는 말을 들었을때. 캡숑, 빠샤,
짱, 열라, 당근,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사발, 갈군다, 야린다, 말 씹는다,
쫄따구 등등의 40대 이후의 아저씨들은 정말 모르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아직까지는 유행어를 섭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사촌동생의
입에서 나오는 분명히 한국어라 생각되는 단어의 뜻을 간혹 모를때가
있으니. .. 이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하는 첫 얘기가, " 야, 가서 술이나 먹자" 라는
말일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나쁜 액체이므로
절대로 먹지 않겠다던 놈이 이젠 만나자 마자 술을 먼저 찾고 있으니... 이런.

예전엔 식구들이랑 같이 외식할 때 아니면 먹지 못하던 비싼 음식들, 이를테면
스테이크나 회 등등을 가끔 돈 모아서 친구들이랑 먹으러 갈때. 전에는 이런
음식 먹으면서 왜 이렇게 비싼걸 먹나, 이 돈이면 자전거 18단 기어짜리 살 수
있고 짜장면을 몇십그릇이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그 음식을
내 돈 주고 사먹고 있으니... 이런.

문득 트롯트가 부르고 싶어질 때. 예전에는 노래방 가서 트롯트 부르면 그건
술 취했을때 아니면 절대 안부르고 그랬는데 오늘 집에 들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봉선화 연정을 구성지게 부르고 있는 걸 느낄 때. 그리고 그런 노래를
부르는 나를 조금 이상한 눈으로 보는 여학생을 볼때... 이런.

목욕탕에서 온탕에 들어갈때 자연스럽게 들어가지는 나를 볼때. 어릴때는 우선
발 한번 담궈 보고, 그 다음 조금씩 조금씩 몸을 담그다가 엉덩이 까지 들어간
다음 비명 한번 지르고 몸을 끝까지 담궜고, 몸을 담구고 나서는 엉덩이서부터
온 몸에 뭐가 지나가듯 가렵고 간지러웠는데 이젠 편안히 앉아서 " 어~
시원하다~ " 라고 슬며시 뇌까리는 나를 볼때... 이런.



이렇게, 어느새 변해버린 내 자신에게 이런.. 하고 놀라면서 우리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갑니다. 슬프게도...


< 끝 >



추신: go puzzle 31 하시면 제 글을 유머란보다 일주일 먼저 보실 수 있구요,
( 으으음.. 이젠 자기 PR까지 하다니.. -_-;) go stel 4 하시면 재미있는
글들을 무지하게 많이 보실 수 있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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