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3인연재] 버터빵의 술버릇얘기 (946/37570)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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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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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3인연재] 버터빵의 술버릇얘기 (946/37570)

AVTOONMOA 0 4,331


삐꼴로 버터빵 피씨툴스가 함께 쓰는 이야기


- 처음 술을 먹기 전까지 -

몇 학년때인지 기억조차 안나는 아주 어릴 때, 아시는 분이 맛있는 막걸리라고
우리집에 들고 오셨다. 엄마는 그 막걸리에 설탕을 타서 새끼손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내게 주시며

" 맛있으니 한 번 먹어보렴~ "

하셨는데, 문제는 그 때 내가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는 거다.
먹었으면 그 때가 처음으로 내 몸에 알콜 성분이 들어온거고, 아니면 한참
뒤가 되니까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일단은 생각이 안나니까 그냥
안들어 온 셈 치자.

그 뒤 로 터빵이의 몸에 알콜이 들어온 적은 약 10몇년간 한번도 없었다.
불고기 할 때 넣는 맛술이나 그런건 알콜기가 다 빠져나가는 거니까 상관
없다고 친다면, 그 오랜 시간동안 터빵이의 몸에는 C2H5OH성분이 요맨큼도,
요~~~ 맨큼도 들어온 적이 없다는 거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화성에 사는 친구 할머니네 집으로
친구랑 같이 놀러갔었는데, 이 놈이 무슨 심산인지 돈을 걷어서 맥주 몇병이랑
고기를 사는 것이었다.

" 야, 맥주는 왜 사냐? "

" 고기랑 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

" 야야~~! 우린 아직 학생인데 ?nbsp 珦?nbsp먹으면 어떻하니? "

...참고로 나는 범생이였다. 믿어주길 바란다. 제발. ( 저자 주: 여기서
범생이란 모범생을 말한다. 내가 아는 후배 중에 범생이를 무슨 호랑이 새낀
줄 아는 애가 있었는데, 나는 아직 호모 사피엔스다. 고양이는 아니란
말이다~! 우어어어~~~!! )

이때 내 친구의 아버지가 미리 와서 마중나오셨다가 우리가 술을 들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신다. 친구는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 지는 듯 인상이 팍
일그러졌고 술을 먹지 말자고 주장하던 나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 어이, 동걸이~! 니네 이거 뭔데? "

" 이..이거 요.. 저기.. 아버지 드시라구.."

" 허, 이놈보게. 이거 니네 먹을려구 산 거 아녀~! "

" 아부지, 한 번만 용서를..."

" 짜아식들이.... 이거 줄텡께 어여 가서 맥주 한박스 사 오너라. 짜식들이
쪼잔해서 맥주 몇병을 누구 주둥이에 넣겠다고 사오냐? 사내란 모름지기 술도
잘 먹구 그래야 되는기다~! "

.... ( 지금 먹을 갈아 한지를 펴고 붓으로 父傳子傳이라고 크게 쓰고 있음)

" 가자~! 니네 오늘 내 앞에서 술 좀 배워 보그라~! "

하지만.. 난 이때 술에 대해 좀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술? 저거
어쨌든 그냥 액체자너? 근데 저?nbsp ?nbsp뭔데 나의 이성을 마비시켜? 절대 안돼~!
저런 별거 아닌 놈한테 내 이성의 콘트롤단자를 넘길수는 없지~! 그럼~!

좀 이상한게 아니고 많이 이상한 거 같다. -_-;

그래서 내 친구랑 친구 아버지는 신나게 부어라 마셔라 하며 술을 드셨고 나는
한사코 거절하다가 밖에 나와서 마당에 앉아 별을 보았다. 그날 난 처음으로
은하수라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날 난 처음으로 사람이 술을 먹고 개로 변신하는 장면을 보았다.





- 처음 술을 입에 대던 날

때는 바야흐로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 하지만 꽃피고 새가 우는 건 종로학원
건물 밖 의 일이고, 학원에서 젊음을 썩혀가며 공부만 하던 나에게는

판사: 잠깐~! 증인? 위증하지 마세요~!!

때는 바야흐로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 종로학원 안에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꽃이 피고 새가 울었고, 학원에서 젊음을 발산하며 놀기만 하던 나에게는

터빵: 됐져? -_-;

아..암튼, 그랬던 나에게 드디어 시련이 닥쳐오고야 말았다. 어케 담임 눈에
띄어서 반장이 된 나에게 단합대회라는 걸 해야 한다고 3수 형들이 압력을
가해온 것이다. 3수 형들. 일명 월스트리트족. 학원 교실 뒷 벽에 일렬로 주욱
앉아서 선생들 가르치는 걸 참관하듯 ?nbsp 릿?nbsp월스트리트족의 말 한마디에
쫄아버린 나는 어케 어케 하여 신촌의 어느 술집을 빌려 단합대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그 날 드디어..

" 야, 터빵아~! "

" 네? "

" 자, 이 형이 주는 술 한잔 받아라."

" 저기.. 전 술 안먹는데요? "

" 무시기? "

" 술 안먹는데요? "

" 뭐라카나? "

" 술.안.먹.는.데.요."

" 야, 우성아, 민수아, 일루 좀 와 봐라."

" 왜그러시는데요, 형? "

" 우성이는 얘 입 벌리고 있고 민수는 몸좀 잡아라."

허걱~!

그리고 알콜은 드디어 내 몸안으로 들어갔다.

그날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맥주 1000cc를 원샷을 한 다음 옆구르기를 한번 하고 덤블링을 하다가
뒷다리로 선배 머리를 치고 레몬소주를 맥주컵으로 3잔 원샷하고 땅에 지진이
일어났는지 다리가 휘청거리는 걸 느끼면서
근처 화장실에서 3시간을 자고 나와서 내가 어디로 갔는지 찾으러 간
선배들한테 죽사리 맞고 먹은거 다 토하고 지하철 2호선 타고 3바퀴 정도 돈
다음 내려서 집에 와서는 다음날 학원도 못가고 잠만 잤다.

그렇게 터빵이의 술 인생은 시작되었다.





- 나의 술버릇

나에게는 특별한 술버릇은 없지만 술에 취하게 되면 나타나는 3단계 행동이 있다.


1. 잔다.

?nbsp ÷?nbsp얌전한 술버릇이다. 이 과정에 오려면 보통은 소주 1병 정도 마시면
된다. 물론 기분 좋을 때는 1병 가지고서는 성에도 안차지만 저녁 안먹고 소주
1병 들이부으면 잠이 온다. 그럼 저 구석에 디비자면 그만이다. 제일
얌전하면서도 제일 재미없어서 사람들이 별로 안좋아하는 술버릇이다. 차라리
개판치는게 더 재미있다나 어쨌다나.


2. 집에 간다.

이 과정에 도착하려면 맥주만으로는 안되고,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셔야 한다.
전에 동문회 갔을 때 1단계를 그냥 넘어가고 2단계로 가 버려서 갑자기
술먹다가 집으로 간 일이 있었다. ?nbsp 柳?nbsp선배들은 날 엄청나게 애태우며
찾아댔고 후배들은 내가 있을 만한 곳 전부 전화걸고 동기들은 파출소까지
가서 내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총무였으니까. 회비
걷은거 다 들고 집으로 와 버렸으니.. 다음 동문회 갔을 때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상상에 맡긴다.


3. 말투가 바뀐다.

이 과정은 지금까지 단 한번 도착했다. 그 날 먹은 술의 양은 맥주 3000cc,
레몬소주 3 주전자, 양주 2/3병 이었다. 그것도 쉬지않고 계속. 이렇게 먹고
나니 물론 필름이 끊겨서 생각도 나지 않지만 애들말에 의하면 내 말투가
마치.. 옛날 다큐멘터리에 나오던 아저씨 목소리처럼 변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 친구들아~! 우리 잔을 들자꾸나~! 우리 이 잔을 먹으며(잔을 먹어 -_-?)
우리의 우정을 불살라 보도록 하자꾸나~! 친구들아~! 우리 마셔보자꾸나~!
우리의 삶이 여기서 끝날지라도 한번 마셔보자꾸나~! "

이랬다고 한다. 나를 목격한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날 나는 완전히
열혈남아였다고 한다. 피끓는 목소리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그랬다는 둥, 온
몸의 힘을 담아 내는 목소리로 여기 팝콘 좀 더 달라고 그랬다는 둥,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nbsp 鞭풩?nbsp목소리로 여기 계산이 이상한 것 같다고
그랬다는 둥...

쪽팔린다. 넘어가자.

암튼, 그렇게 술을 먹기 시작해서 요새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마시게 된다.
좋든 싫든간에. 요새는 술도 안마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나는 솔직히
술을 끊고 싶은 생각은 없다. 깊은 밤, 잠은 안오고 생각만 골똘할 때
슈퍼에 가서 소세지랑 맥주랑 사와서 창문을 열고 혼자 마시는 그 기분을
아는 나로서는 지금은 술과 좋은 친구관계이다. 가끔은 이 놈이 배신을 때려
정신 없게 마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힘들때면 위안도 되고 소개팅 나가서
퇴짜 맞고 들 어온날 친구고 엄마고 하소연 할데가 없을때 맥주 한잔은
내게 정말 좋은 벗이다. 에라. 오늘 기분도 그런데 술이나 마시자.


졸조르르르~ 쏴아~ 꿀꺽꿀꺽. 캬아~




< 끝 >



추신: 유머란에 글을 안올린다고 한지 한달도 안되었는데 다시 글을 올립니다.
그 동안 많은 이야기가 있었구.. 결국 유머란 에러 수정 되었구.. 현국님이나
다른 분들도 말씀 하셔서.. 그냥 제 말 씹고 올립니다. 변명할 말은 없습니다.
다시 올리기로 한 이상 최선을 다 해야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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