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버터빵] 살다 보면... (8925/37666)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홈 > FORUMS > 유가촌 레전드1 > 버터빵
유가촌 레전드1

002.jpg


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버터빵] 살다 보면... (8925/37666)

포럼마니아 1 5,889

* 요새 나오는 음료수들의 추세가, 그냥 따서 마실 수 있는 마개가 아니라..
그 왜 예전에 우유병 쪽쪽 빨아먹던 기분 느끼게 해주는 스타일의 마개( 일명
쭉쭉이 마개)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스포츠 음료들은 대부분 다 이런
마개고, 다른 음료수들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것은 이런 마개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볼 때, 쭉쭉이 마개가 아무래도 좋긴 좋은가보다. 하지만 난.... 이
마개가 싫다.

내가 이 마개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게 된 것은 두달 전쯤이다. 오랜만에
농구를 하고 편의점에 들러서 음료수를 샀는데, 마개가 그 쭉쭉이 마개였다.
운동을 하고 나면 원체 목이 말라서 그냥 벌컥 벌컥 들이킬 수 있는 따서
마시는 마개를 고르는 편인데, 그 편의점에는 아얘 그런 마개를 가진 음료수가
없었다.

' 음.. 그래도 이걸 마시면 좀 폼이 날라나? '

나는 다른 사람들 먹는 것처럼 위의 캡을 열고, 이빨로 마개를 한번 잡아 뽑은
다음에, 시원한 음료수가 내 입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기대하며 쭈욱 빨았다.

아무 것도 안나왔다.

그럴리가 있나.. 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쭈우우우욱 빨았다.

아무 것도 안나왔다.

빠는 힘이 약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 숨을 들이마신 다음, 있는 힘을
다해 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빨았다.

땀이 나왔다. -_-;

어떻게 이럴수가.. 다른 사람들은 다 먹는데 왜 난 못먹는 걸까. 혹시 내가
빠는 힘이 약한걸까?

심각한 자기 고민에 빠졌던 나는 드디어 간단명료한 해답을 얻었다.

' 아하! 이거 불량이구나!! '

나는 다시 그 편의점으로 들어가 아르바이트생에게 " 이거 불량인데요? " 라고
툭 던져놓고는 새로운 음료수로 교환을 했다.

자, 이제 마시는거야. 내 타는 갈증을 이 음료수로 깨끗하게 날려버리는거야!!
하나, 두울, 세엣!

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커헉.

안나왔다. 아무 것도.

눈물이 막 날라구 했다. 이게 뭐야.. 왜 안나오는거야.. 정말 내가 빠는 힘이
약한거야? 그런거야? 그럼 이거 쉽게 쉽게 먹는 다른 사람들은 뭐야? 다 무슨
초인이고 차력사에 근육맨이야? 나도 볼두박근( 볼살.. -_-;)은 한 볼두박근
하는데, 이걸 내가 못 빨아 먹을 리 없잖아?

인정할 수 없었다. 나의 흡입력이 음료수를 못빨아 먹을 정도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죽을 힘을 다해 빨아보기로 했다. 목이 너무
말랐다. 어흑. 자, 숨을 들이 쉬고~

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캑..캐객....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우욱. 우우욱.

피가 얼굴에 쏠려 어지러웠다. 막판엔 토할 것만 같았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목은 너무나 말라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난공불락의 이
음료수는 단 한방울의 음료도 내게 주지 않았다.

결국.. 편의점 옆에 있는 수돗가에서 수돗물 마셨다. -_-;

일주일 전, 친구와 함게 겜방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음료수를 사 먹을 일이
있었다. 나는 친구가 쭉쭉이 마개를 고르는 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당해
봐라 짜아식. 그러나 친구는, 우선 마개를 돌려서 열고, 그 안에 있던 덮개를
떼어낸 다음, 다시 마개를 돌려서 막고, 시원하게 음료수를 빨아 마셨다.

시.원.하.게.



* 요새 겜방 가면 나는 스타보다도 레인보우 식스를 한다. 나도 스타
광이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 에쓰씨비 고우 투, 써 " " 일라직게이트..."
" 쎄라 학! " " 우워어어어어어 ( 저그족.. ) "을 중얼거리며 다니곤 했는데,
무한 맵에서 하면 한 게임이 두시간도 가고, 세시간도 가고.. 이젠 좀 지겨워
져서 애들이랑 만나면 한방에 끝을 볼 수 있는 레인보우 식스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위에 나온 친구랑 겜방 가서 한 오락도 레인 보우 식스였다. 1:1인데다가,
겜방비를 걸고 하는 오락이라서 그 열기는 대단했다. 1시간 동안 전적은 7:7.
자기가 던진 수류탄이 벽 맞고 튕겨나와 죽기도 하고, 친구를 발견하면 다급한
김에 막 쏘다가 머리를 정확이 조준한 친구의 단 한방에 죽기도 하고, 아무튼
이래 저래 힘들게 싸웠는데도 결과는 무승부였다.

" 야, 그냥 갈래? "

" 무슨소리!! 마지막 한판!! "

그렇다. 이 한판에 지구의 운명과, 인류의 존재성, 한국의 미래, 나의 자존심,
그리고 겜방비가 걸려있는 것이었다. 기필코, 이겨야만 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나는 뒤로 돌아가 비겁하게-_-; 뒤에서 총을 쏘기로 마음
먹고 문을 열고 반대편으로 들어갔다. 열 감지 센서를 켜 보니 친구는 반대편
골목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 나는 급히 뛰어가 골목을 돌아 친구의 뒤
꽁무니를 잡았다.

" 잡았다!! "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당~!!!

그러나 친구는 골목을 꺾어서 열라리 튀며 가끔 돌아 나에게도 반격을 했다.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 나는 작전을 바꾸어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 친구의 뒤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 친구와 딱 마주친 순간!!

-_-; 총알이 떨어졌다.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며 일단 del 키를 누르며 탄창을 장전하는데, 모니터를
보니 친구도 총을 안쏘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쿠헉. 그 놈도 마침 총알이
떨어졌던 것이었다.

총알이 먼저 장전 되는 사람이 이긴다. del 키를 누르고 총알을 장전하는 그
몇초간, 나는 배변의 기운을 무지하게 느끼고 전심전력을 다해 괄약근에 힘을
준 채 화장실로 달려갔을 때, 하늘도 무심하시지 대변 보는 곳의 문이 모두
닫혀 있음을 알고 절망 하다가, 문득 한 곳에서 물 내리는 소리를 듣고 조금
있으면 이 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마지막 한조금의 힘을 모아
괄약근에 충전시킨 다음 문이 열리기만을 고대하는 심정을 느끼고 있었다.

결과는?

친구 놈이 나한테 수류탄 던지고 도망가서.. 결국 내가 겜방비 냈다. 역시
똑똑한 놈이 인생을 쉽게 산다.



* 요새 회사를 다니는데, 오락 회사이다. 오디스 스튜디오라구, 12월달 쯤
해서 에이스 사가라는 오락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것 때문에 외국 회사랑 가끔
전화 통화를 하곤 한다. 물론 외국 회사니깐 영어로 말을 해야 하는데.. 이게
아주 죽음이다. 차라리 상대방이 미국 회사면 그 쪽에서 영어를 잘 하니까
내가 좀 못해도 괜찮은데, 대만 회사일 경우 서로 어버거리기 일쑤이다.

며칠 전에도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 따르르릉~ 따르르릉~ "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티나입니다. May I speak to Mr. King? "

대만 애들은 김..이 발음이 안되서 항상 킹 이라고 한다. 김씨들이여. 대만
가면 왕 됩니다... ^^;

" e... hm.. he is not in office. "

" when will he come back? "

" e... well.. maybe 6 o'clock. "

여기까지는 나도 잘 했다.

" and.. who are you? "

" oh.. I'm programmer. "

" ah. I have a question for you. um.. 어쩌구 저쩌구.. can you make
this? "

얘기인 즉슨, 오락에서 인스톨 시키는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만들어
달라는 얘기였다. 나는 " 당신들이 보낸 폰트에 문제가 있으니, 이것을 jpg나
bmp 포맷인 그림 파일로 바꾸어서 보내주어야 고칠 수 있다. "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근데, 이게 막상 급하게 말로 하려니까 어디 나오나..

" e... um... e..... font. font problem. graphic file. jpg, bmp needed. "

" what?? "

" e....e.......... 우워어어어어어어~~~~!!!!!!!!! "

..라고 소리 치고 싶었다. 으아. 진작 영어 좀 해 둘껄..우어...

나는 저 말을 영어로 바꾸어 보려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 여자도 내가 무슨
문제인지 물어보고 싶은데, 그게 영어로 안되어서 어버거리고 있음이 틀림 없었다.

" e... well... hm.... "

" hm.... a.... oh.... ah... "

" e.... e.... oh.. "

" hm... hahaha. hm.... "

순간, 실장님이 구세주처럼 나타나셨다.

" 야, 뭐하니? "

" 아, 저기요, 제가 무슨 말을 해야 되는데.. 실장님. 저기, 당신들이 보낸
폰트에 문제가 있으니, 이것을 jpg나 bmp 포맷인 그림 파일로 바꾸어서
보내주어야 고칠 수 있다. 라는 말 좀 해 주세요. "

실장님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수화기를 들었다.

" Hello? this is Mr. kim. "

" oh, hello~ "

" e.... I'll fax you. good bye~ "

뚝.

.... 사회는 경험이다. -_-;




* 언젠가 내게 여자 친구가 생겨, 그녀를 진정 사랑하게 되고, 3년 가까이
사귀게 되었을 때에, 나는 그녀를 나의 차에 태우고 춘천에 놀러갈 것이다.
김현철의 " 춘천 가는 길 " 을 크게 틀고, 신나게 차를 몰아 춘천의 명동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소양강 댐으로 가서 배도 타고,
춘천 시내도 구경하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올 것이다. 시간은 너무 늦어버려서
밤 12시가 가까와지고, 그녀는 걱정스런 얼굴로 집에 빨리 가자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급하게 엑셀을 밟아 속력을 낼 것이다.
90..100..110...120... 그녀는 너무 빨리 가지 말라고 나에게 주의를 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그녀에게

" 앞을 봐. 그리고 웃어야 돼. "

라고 말할 것이다. 그녀는 영문도 모르는 채 앞을 볼 것이다. 그리고 그 때,

" 펑!! "

" 뭐..뭐야? "

" 응. 저거 무인 카메라야. 과속 하면 사진 찍는거. "

" 어머. 왜 그랬어!! "

" 지금 12시 넘었다. 우리 만난지 1000일 기념 사진 찍은거야.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자. 우리. 지금처럼. "

차는 서울로 계속 향할 것이고, 며칠 뒤 집으로 배달 된 사진의 댓가로 나는
6만원의 벌칙금과 15점의 벌점을 먹을테지만...

그것으로 좋을 것이다.




< 끝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1 Comments
❤️AVgirl쭈리❤️ 21-10-28 22:14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란건 아닐까요?ㅋ
제목

[ 유머가 가득한 마을 유가촌 2 입장하기 클릭! ] 

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