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승빈] 신선한 가을을 맞은 남자 (1067/37570)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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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승빈] 신선한 가을을 맞은 남자 (1067/37570)

AVTOONMOA 0 9,126

안녕하세요? 승빈입니다.


????????? [단편] 신선한 가을을 맞은남자 ??????????


"어머니 내일 일찍 좀 깨워주세요"

"니가 일어나"

"한석봉이 엄마처럼은 못해주더라도 자식 면접본다는데 깨워는 주셔야죠"

"한석봉이처럼 글씨는 잘 못쓰더라도 나이값은 해야지"

"한석봉이 엄마처럼 혼신을 다해 떡은 못 썰더라도

자식 면접보는데 아침일찍 따뜻한 밥한그릇은 해주셔야죠"

"한석봉이 처럼 잘생기진 못해도 면접에 떨어질만큼 찌그러지?nbsp ?nbsp않아야지"

"거기서 왜 또 얼굴 얘기가 나와요! 그리고 한석봉이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어머니가 봤어요!"

"적어도 너만큼 못생기진..."

"어머니가 낳았잖아요!"

"낳은 기억은 없고 줏어온 기억은..."

"에이 썩을놈의 한석봉자식!"

"아무 죄없는 석봉이는 왜..."

"됐어요. 제가 일어날꺼예요!"

"또 떨어질것 같으면 아예 푹자지 그러냐"

"..."

후우...군에서 제대한지 어언 6년...그동안 취업시험을 수십번 봤지만

아까운 시간들만 날리고 여지껏 백수생활을 해온 나다.

그러니 어머니가 저러시는것도 과는 아닌듯 하다.

하지만 어 머니라는 이름때문인지 원망스럽기만 하다.

내 이번엔 꼭 붙어서 세상을 뒤집어 놓고 말리라라고 다짐하고 알람시계를

맞춰 놓고 눈을 붙였다.

"일어나거라"

"으..음..."

코딱가리만한 눈꼽들이 눈거풀을 누르고 있어 좀체 눈을 쉬원스레 뜰수 없었다.

게슴츠레 눈을 떠보니 어머니께서 방문에 기대서 계시다.

"웬일이세요...안깨운다고 했으면서..."

"잔말말고 이불개고 일어나"

기지개를 한번 펴고 시계를 보니 이미 맞춰놓은 시간을 조금 넘어서 있었다.

'그럼 그렇지..알람시계로 깰 내가 아니지...'

얼릉 욕실로 달려가 머리를 감고 ?nbsp 4洑構?nbsp세면도 하고 오줌도 쌌다.

우유를 꺼내 먹으로 주방으로 갔는데 아침밥이 식탁위에 차려져 있었다.

국은 미역국이었다. 시험에서 떨어지라고 고사를 지내는것 같았다.

"어머니 이게 무슨 의밉니까"

"먹고 미끄러지라는..."

"아무리 줏어 왔기로서니 이래도 되는겁니까"

"잔말말고 어서 먹어 늦기전에...

미역국 먹고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 잘해봐"

"...어머니"

"이번에 또 떨어졌다간 호적에서도 떨어뜨려 버릴테니까 알아서해"

"..예. 잘할께요.."

"식기 전에 어서 먹어"

눈물나는 미역국이었다.


시험전에 미역국을 ?nbsp 纛만庸?nbsp이렇듯 감동받고 행복한 놈은 나밖에 없으리라.

머리를 단정하게 만지고 넥타이도 가로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정비하고

호흡을 한번 한뒤 집을 나섰다.

"여보게 젊은이...여기 적힌 주소가 어디쯤인가?"


"예? 할머니?"

"아들래미 집을 찾아 왔는데 길눈이 어두워 도무지 찾을수가 있어야 말이지..."

"어디봐요.. 음. 홍은3동이라...저기 왼쪽 골목으로 나가셔서 큰길이 나오면

신호등을 건너서.....음...할머니 주무시지 마시고-_-;"

"아...응..그래...듣고 있어"

"...."

미칠것만 같았다. 면접시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할머니를 보니

몇년전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세상 누구보다도 날 귀여워해주시던 할머니가...내가 20살이 넘어 징그럽게

다 컸을때도 찾아가 안기기만 하면 "아이고 우리 아가 왔니" 라며 따듯하게

품어주시던 할머니가 떠올랐다.

아는데로 길을 가르쳐주고 내가 가버리면 안그래도 무거워 보이는 짐들을

메고 가시다 주저 앉을것만 같았다. 도저히 그렇게는 못할것 같았다.

"짐 이리 주세요 할머니"

"이..이건..안돼..내 아들래미 줄꺼야...팔아도 돈도 몇푼 안돼"

"-_-; 제가 뺏을려고 하는게 아니라...들어 드릴려구요."

그렇게 해서 할머니가 찾으시는 집까지 느린 걸음으로 찾아다 주었다.

"하이고 고마우이 젊은이. 잠시 들어가서 뭐라도 좀 자시고 가지 그러나"

"아니 됐어요 할머니. 전 가볼데가...엇 시간이!"

앞도 뒤도 볼새가 없었다. 아니 앞은 봐야했다.

무조건 내달렸다.

큰길에 들어서서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XX로 빨리좀 가주세요! 빨리좀!"

"저라고 왜 빨리 안가고 싶겠습니까만..지금은 보시다시피 출근길이라

"도로가 꽉 막혀 있잖습니까"

아...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아침에 내색안한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이렇듯

지각하나로 허사가 된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달아 올랐다.

그리고 6년동안 놀고 지내면서 집에 있는 쌀을 축낸것을 생각하니

눈깔이 겹질러 지면서 빈혈까지 일었다.

다행히 오거리를 빠져 나가니 차는 좀 달리는 행색을 했다.

하지만 9시까지 회사에 도착하기란 할머니가 프로야구에서 4할대를 치는것

과도 같은 실현 희박성이었다.

택시에서 내린 내 모습은 만리 밖에서 뛰어온듯한 몰골이었다.

택시 안에서 계속 달렸던 것이다. 터무니 없는 짓이기도 했다.

이미 시간은

♣ 9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접수 번호 11번 12번 들어오세요"

'앗...돋됐다. 벌써 11?nbsp 坪繭遮?..'

아까부터 노랗게 보이던 하늘이 이젠 허옇게 보였다.

건물안이었다. 천정이 하얀색이었다.

8번이라고 적힌 접수번호증을 가지고 문이 열리는 곳으로 냅다 뛰었다.

안내원이 허벌나게 놀라며 뒤로 주춤거렸다.

엉겹결에 면접실 안에 세명이 들어서자 면접관들은 일관 놀라는 눈치였다.

"방금 뛰어 들어온 자네...접수 면호 몇번인가?"

"헉..헉...예. 8..헉..번..헉..입..헉..니..헉..다."

"8억번?"

"아..아니..헉..그게..헉 아니고..헉..."

"숨좀 돌리게. 여기 냉수한잔 갖다 주게나"

찌뿌둥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냉수잔을 건?nbsp 榴?nbsp안내원에게 가볍게 목례로

감사의 표를 하고 벌컥 벌컥 마셨다.

"...?"

"예..전 8번입니다."

"8번이면...벌써 지나갔잖은가?...자넨 벌써 실격
낯 됐는데?"

"제발 한번만 봐주십시오."

"첫출근도 아니고 면접을 보는데도 지각을 하는데 어떻게 우리 회사에서

믿고 일을 맡길수가 있겠는가"

"그게 아니고...그럴만한 사정이..."

"사정?"

"그..그게..오다가 할머니를 좀 만나서..."

"면접보는거 뻔히 알면서 할머니를 만났다고?"

"할머니랑 약속해서 만난게 아니라...그게...갑자기 제가 오는데.."

"길을 잃은 할머니를 만났다? 그래?nbsp ?nbsp길 찾아주고 오는길이다?"

"어? 봤습니까?"

"봤지..암...보고 말고.."

"아하하. 잘됐네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래 다른데서라도 열심히 일해야지."

"예?..무슨 소리를...? 봤다면서요 절...?"

"그래 봤지. 아주 많이 봤지. 자네 같은 지각자들의 그런 뻔한 변명들
정말 많이 봤지."

"아..아닙니다. 전 진짜..진짜로 길을 잃은 할..."

"나가세요."

아까 물을 준걸 아까부터 아까워하고 있던 안내원이 기다렸다는듯이

날 떠다 밀며 차갑게 말했다.

나도 물한컵 떠주고 밀고 싶었다.

길을 걷다 저기 앉으면 폼좀 나겠다 싶은 벤취가 있어 그리로 가 앉았다.

가을이 시작되었는지 어느새 내 발 주위에도 낙엽들이 하나둘 날리고 있었다.

'아....빌어먹기도 엿같은 세상...'

'내가 부자놈들 녹빌어쳐먹으며 편안히 살려고 발버둥 친것도 어언 6년이군..
6년동안 땅을 팠으면 얼마나 벌었을까...아마 지금쯤이면 유명한 땅군정도는
되어 있었겠지...후우......'

'집에 가서 어머니 얼굴을 어떻게 뵙나...
준비해두신 십자가에 날 거꾸로 매달아 한달동안 두들겨 패실지도 몰라'


아침일찍 어머니가 끓여주신 미역국이나 먹지 않았으면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텐데...아까부터 자 꾸 어머니의

"이 미역국 먹고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잘해봐"

라는 말이 뇌리를 스치고 또 스친다.

결국은...미역 밟듯이 사뿐히 미끄리고 말았다...썩같은..

옆 벤취에 어느새 다정하게 보이는 연인 한쌍이 와 앉아 있었다.

둘은 내가 보이지도 않는지 연신 키스를 남발해댄다.

열불 났다.

일부로 자리에서 들썩 거려 보기도 하고 급기야 일어섰다 앉았다도 해봤지만

그 연인들에겐 내가 보이지 않는가 싶었다.

그들 앞으로 왔다갔다도 해봤지만 나같은건 안중에도 없었다.

투명인간이 되었나 싶었다. 아니 되고 싶었다.

되었나 싶어서 집으로 들어가봤다.

"내일 동사무소가야겠다."

대뜸 날 보시자마자 호적 판다며 동사무소 가신다는 어머니를 보니 내가

투명인간은 아닌게 확실했다.

"어머니 동사무소에선 호적 안파줘요. 법원을 가야..."

"잘아는구나?"

"제 친구중에 동사무소일에 대해선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승빈이라는 놈이
있어서...어머니 등본떼실일 있으면 그녀석한테 부탁하세요"

"반성의 기미가 안보이는구나?"

"어쩔수가 없었어요...지각을 하는바람에..."

"넉넉히 깨웠는데도 지각을 해? 시험을 볼 자신감도 없어진게냐?"

"그게 아니라..사정이..."

"가다?nbsp ?nbsp이쁜 할머니라도 만났냐?"

"엇 어머니도 보셨어요?"

"관두자."

"진짠데...."

'그래...이세상엔 아무도 날 믿어 주는 사람이 없어...'

괜히 내가 불쌍한것처럼 침대에 털썩 엎어져봤다.

그래봤자...불쌍한것보다 멍청하고 못나보이기밖에 더했다.

'내일부터 또다시 중천에 떠 있는 해를 시작으로 하루를 보내야하는구나..'

눈을 감았다. 아득히 어두워져갔다.

양말 벗고 쳐자라는 어머니의 성화섞인 후라이팬이 날아왔다.

영화에서처럼 멋있게 절망하는것 조차도 내겐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며

일어나 양말을 벗고 후라이팬을 주방에 갖?nbsp ?nbsp놓고 잠을 청했다.

그날밤 꿈은 기억나지 않지만.....눈물을 흘렸던것 같다.

축축한 배게가 말해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물이 아닌 침이었다는걸 직시할수 있었다.

누랬다.

"전화다"

"아침부터 무슨 전화예요."

"남잔데?"

"없다고 하세요"

"접수번호 8번 찾는데?"

"...?"

"전화 바꿨습니다...예? 예. 제가 정철진입니다만...예..어제 실격...예?"

"어머니 저 그회사좀 갔다올께요."

"왜 다시가?"

"몰라요. 퇴직금이라도 줄려나 보죠 뭐"

"오는길에 법원에도 들려라"

"들어오게"

"예...무슨일로 다시 부르셨습니까?"

"자네가 어제 길 잃은 할머니를 데려다 주었다던.."

"예...댁이 그런사람 많이 봤다는 사람중에 하납니다."

"아..어젠 성급하게 굴어서 미안허이...면접관이라는 자리가 다 그렇다네."

"예..사과하시려고 불렀다면 그러실 필요없었습니다...뭐 별로 맘 상한것도
없고..."

"그게 아니라...자네 내일부터 우리 회사에 출근해줄 의향이 있는가?"

"무..무슨 말씀인지..전 실격 된걸로 아는데..."

"세상은 참 좁은거라네...오른손이 한 좋은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말도
괜히 있는 말이 아니고....아 글쎄 자네가 어제 길을 찾아준 할머니가
우리 어머님 일세...어제 밤에 퇴근했더니 어머님께서 자네얘기를 끊임없이
계속 하는게 아닌가. 문득 어제 면접때 자네가 생각나서 생김새를 물었더니
못생긴데다가 작은 키까지 자네가 딱 맞더군. 내 그 순간 자네한테 얼마나
고맙고 미안했는지..."

이 영감이 못생기고 작은키는 왜 거들먹이고...쯧

여하튼 와하하하 이건 내 인생의 해피앤딩의 시발점이 아니더냐.

드디어 내가 취직을 하다니 말이야.

"그..그럼 저 내일...정말?.."

"아.그렇대두. 부서는 내일 정해줄테니 내 사무실로 내일 일단 출근하게"

"아..예.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암.그래야지!"

와하하하 할머니 고마워!

달려나온 회사밖엔 어제 같은 쓸쓸한 가을 바람이 아닌 상큼하고 신선한

가을바람이 내 볼로 불어와 팅겨져 나갔다.

"후...법원은 갈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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