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불기둥♨ 패밀리 어페어. II (27900/37848)

추억의 유가촌(유머가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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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촌 레전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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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불기둥♨ 패밀리 어페어. II (27900/37848)

포럼마니아 0 5,003

96년, 방학이라 나는 변함없이 서울로 올라왔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술을 마셨다.


대학로에 얽힌 추억이라면 1994년, 나우누리 94학번 모임에서

"성대앞 여섯시." 라는 번개 공지사항을 보고

태연히 지하철을 타고 가서


'성균관대입구' 역에 내렸던것이 기억난다;;;;


1994년, 이름하여 핸드폰 한근-_-에 200만원 시대.

더욱이 대다수가 삐삐마저 없는 인생이었으니

나는 세시간동안 기다린 끝에서야 비로소


"병신아, 대학로에 내려야지 -_-; 세상에 성균관대 앞에서 보자는데

'성균관대입구' 역에 내린 새끼는 니가 처음이야 -_-;;;;"


라는 말을 듣고는, 그냥 집에 갔다.


내가 뭘 알겠는가.

나는 대학 들어와서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봤고

처음으로 술집에 들어가봤는데.


하여간, 다섯시까지 술마시고.. 싸우고; 쫓기고.

나는 새벽 여섯시에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한시간 후, 어머니가 깨운다.


"일어나라. 아빠 동창들이랑 바다낚시 따라가기로 했잖니."


-_-;;

난 술이 취한; 그 상태로 인천으로 따라갔다.

거기에는 아버지의 고등학교 동창 열댓분 정도가 계셨고

그들은 능숙하게 낚싯배 집에서 미끼를 사고 낚시도구를 빌렸다.

바다 한가운데로 나갈때까지, 나는 멀미를 가장하고

선실에서 누워서 잤다.


잠을 깨어보니 오후 세시.

오전에 낚은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잔치가 벌어졌고

소주 세잔이 주량인 아빠는 이미 뻗어 있었으며;;

우리 어머니는 취한 아빠를 부축하여 선실로 내려왔다.


나는, 아빠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제가 안, 문짜 환짜 쓰시는 분의 큰아들입니다.

이 자리 제가 이어도 되겠습니까?"


"오야, 니 함 마셔 봐라. 문화이 이거 술이 약해서 이거~~"


훗. 나이 오십을 넘으신 분들한테 내가 지겠는가.

더욱이 안주는 자연산 생선회와 얼크흔 한 매운탕인데.


소주는 프라스틱-_-컵; 에 채워져 비워졌고

얼굴이 벌개~진 아저씨들도 하나둘씩

선실로 내려가셨다.


이미 회도 다 떨어졌다.

마지막 남은, 빨간 해병대; 셔츠를 입은 아저씨와 나는

종이컵으로 식어가는 매운탕을 퍼 마시며

주거니 받거니 소주잔을 기울였고

저 수평선은 붉게 타올랐다.


여태까지 내가 아저씨들이랑 술을 마셔본 결과

그 분들이 뺑끼쓰는법이 몇가지 있다.

하나는 한잔 마신 다음에 잔 돌리기-_-

둘은 1/3쯤 따르면 "어 어 어~" 하면서 잔을 치켜올리기-_-;;

셋은 반잔 마시고 "어 여기 따라 바라." 하기-_-;;;


첫번째 테크닉으로 아저씨-_-는 상대보다 반만 마실수 있고

두번째 테크닉으로 그는 반잔만 받을 수 있고

세번째 테크닉으로 그는,

결과적으로 내가 두잔 마실때

1/4잔 마시게 되는 것이니-_-

아저씨-_-들과 마시면 항상 내가 먼저 취하는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해병대; 아저씨는 사나이.

우리 둘은 잔을 부딪히고

둘이 동시에 원샷 을 하고

안주를 먹기 전에 그분은 나에게 한잔을 따라 주시고는

바로 그 병을 나에게 건네주며 자신의 잔을 내밀었다.


감격한 나는, 마지막 술을 따라드리며

아버지의 고등학교 동창인 그분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앞으로 형님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_-;;;;;;


"오냐. 아우야."


-_-;;;;;;;;



오후 여섯시. 우리는 귀항했고

나는 아직 술에서 덜깬 우리 아빠를

엄마와 같이 부축해서 내렸다.

택시를 잡아 타는순간 뒤에서 소리가 들린다.


"잘가소 동상!"


-_-...


그것이 아버지를 일컫는 말인줄 알고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여 답하는 엄마의 옆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내 술 습관중 하나는, 필름 끊기면 여기저기 전화를 한다는거다;

물론, 어디 전화했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으며-_-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6년동안 살던 양재동에서 서울대 입구로 이사오며

6년을 하루같이 술취한 상태에서

"언남중학교요!" 하고 외치던것을

"봉천고개 우성아파트요!" 라는 외침으로 변경-_-해야 한다는것을

술이 취했을때는 전혀 받아들일수 없어했다.


어느날, 신촌에서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탔다.


"어디로 가드릴까요?"


"-_-;;;;;;;;;;"


"손님, 어디로 가드릴까요?"


"우리집 이요 -_-;"


"-_-.. 그 집이 어디쯤이죠?;;;"


"...이..일단 그냥 가 주세요-_-;;;"


차 안에서 나는, 방금 술 같이 마시던 형한테 전화했다.


"형, 우리집이 어디지? -_-;;"

"몰라-_-;;;;"


나는 택시요금 팔천원을 지불하고

생전 처음 보는;; 어딘가에 내렸다.


그때 집에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

"가고 있어요;"

"어디냐니까?"

"길거리요 -_-;;"

"너 거기 어딘지도 몰라?"

"네 ToT"


그러나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바꿔라. -_-+"


-_-;;;;;


나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늙은이-_-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저 여기요. -_-"

"네에? -_-;;;;;;;;"


"저...전화좀 받아보세요 ToT;;"


그분은 잠시 -_- 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아 네 네. 여기 신사동 사거립니다.

바로 옆에 주유소도 있네요?

아하하하...젊을때 좀 취할수도 있지요 (-_-;)

알겠습니다. 네 네 바꿔드리죠."



"중호야?"

"네 -_-"

"너 거기 꼼짝말고 있어라. -_-+"

"네 -_-;;"


30분 뒤, 엄마의 차가 도착했고

나는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었다.


옛날 얘기가 생각난다.


"어머니, 왜 잔가지를 부러뜨리세요?"

"으응...니가 돌아가는 길을 못찾을까봐아 *^^*"


그래,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사랑은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바꿔라." 라고 말할수 있는


그런 재치까지도 가능하게 한다.




남자 인터넷 - 불기둥닷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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