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훈련 3주차째의 일요일.

교회에 갔다가 오는 길에 6중대 2소대 녀석이 묻는다.

"혹시 불기둥님이세요?"

-_-;

"네?;;;;;;"

"아니 스물일곱살이고 이름이 안중호니까..혹시...?"

"네 저에요;;;;;;;;;;;;"

"아 반가와요 ^_^"


그날, 우리 소대 녀석이 다가왔다.

"형, 인터넷 무슨 변태 사이트에서 인기 짱먹는담서."

"뭐?;;"


시팔, 나는 내 정체를 숨기고

순결한 영혼으로 암약하려 했거늘.

...변태사이트라-_-


나는 군대 갈때 죽어서 나오는줄 알았다.

남들이 힘들다고 죽겠다고 하는 말을

나는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군대. 정말 재밌다.

단체 구보는 조깅이라고 생각하고

완전군장 행군은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즉, 이걸 강압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하고싶어서 내돈 들여서 일부러 하는거라고 생각하면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힘든건 하나도 없다.

해병대 DI(훈련교관 = Drill Instructor)들에게 있어서

너 라는 단어와 개새끼 는 똑같은 의미이므로;

그들의 욕설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글쎄, 나는 내 기준으로

군대의 훈련 레벨을 좀 높이 잡은 감이 있긴 하다만


"죽는 줄 알았어!" 라고 누군가가 말한다면

그것은 둘중 하나다.


해병대가 완전히 개병대가 되었든지

걔들이 이빨을 까댄 것이든지.


해병대의 팔각모와 빨간 명찰은


"접근 금지. 다가가면 물립니다." 라는 의미인지

이 게임방, 내 주위에는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_-


해병대 군가의 가사를 바꾼 '사가' 가 수천개 있는데

이중의 '곤조가'를 술집에서 부르면

반드시 술을 공짜로 먹을수 있고

싸우면서 부르면

반드시 이긴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명예를 소중히 하고 재물을 가벼이 여기며

정의감에 불타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따라서 여자들이 싫어하는;; 삼대 사조직이 있으니

그 세번째가 '고대 동문회' 이고

그 둘이 '호남 향우회' 이며

그 하나는 '해병대 전우회' 이다.


곤조가만 들으면 돌아버려서 뛰어오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 해병대 전우회여.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이여;;;


곤조가를 흥얼거리며 나는 서울로 출발한다.


"오늘은 어디가서 깽판을 놓고~

내일은 어디가서 신세를 지나~

우리는 해 병 대~ R. O. K. M. C.~

헤이 빠빠 리빠! 헤이 빠빠 리빠!

때리고 부시고 마시고 조져라 헤이 빠빠 리빠!"



남자 인터넷 - 불기둥닷컴 -_-++


=퍼옴=

ps. 글이 너무 길어서 두번에 나눴습니다..^^;

불기둥님 출소하셨네요 ㅎㅎ...-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