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27] 밤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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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27] 밤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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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영일기-27] 밤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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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93> 사제전화.  ┏

  열차가 한참 달리는걸 보니 우리 열차는 남쪽으로 달린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어? 이상하다. 북쪽으로 달려야 성남이 나타날텐데........'

우리 열차소대원들이 모두 이상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다른곳으로

후반기 교육을 떠나는 애들을 내려다 주고 다시 올라오기 위함이었다.

내려가다가 다시 거꾸로 올라오는 열차를 그때 첨 타 봤다.  ^^;

  열차 출발하기전에 도시락을 팔았는데 너도나도 사는 바람에 오히려 없어서

못팔지경이다.   밤에 출출할 때 먹었는데 아마 입대후 가장 맛있는 식사가

아니었나 싶다.  

모두들 너무 맛있다면서 거의가 다 두 개정도를 사지 않은걸 후회를 했다.

" 우우....한준아...퇴소식때 먹은 사제 밥 보다 더 맛있는거 같다...."

" 동감이야....넘 맛있었어.."

시간이 새벽으로 넘어가자 떠들면서 온갖 얘기에 정신없던 애들도 이젠  하나 둘씩

곯아 떨어진다.  나도 졸려서 잤다.   한참을 잔뒤에 일어나보니 다른 열차칸에는

아무도 없고 우리 열차소대에만 몇몇 얘들만 달랑 남아있었다.  

달리는 도중 모두 내린 것이다.

' 아.....이제는 다시는 못만날 애들이겠지.......쩝...괜히 잤구나...'

한준이를 비롯해서 잘때 내린 애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한게 못내 아쉬워 잔 것이

무척 후회가 되었다.   드디어 이름 모를 어느역에 도착을 했다.   모두들 우르르

내렸다.   내리자 마자 역내 매점에 달려가서 서로 군것질을 하려고 난리다.

" 자유시간요"     ........  하필 이름까지 자유라니..

" 담배요..."      ........  군초가 지겨운 아이들.         ┯  

" 만두요.."       ........  지독한 식충들.. -_-;  

" 초코파이줘요."  ........  情!  -_-;

그때 모퉁이에 사제 전화가 있단걸 알고 모두들 집에 전화하려고 달려갔다.

아직은 이른새벽이라 애인이나 친구집에는 전화하지 못하고 죄다 집에만 전화를

해댄다.   나는 퇴소식한지 얼마 안됐는데 또 전화하기가 뭣해서 하진 않고 그냥

옆에 의자에 앉아서 듣고만 있었다.

" 엄마야?  하하......엄마 나야. 나... 규호....."

' 쯔쯔......다 큰녀석이 그것도 군인이란 놈이 엄마가 모야....엄마가....'

" 아 어무이에......접니데이.. 태환이라예......예예...잘있지예...물론 전  

건강하지예.."

' 후후....저녀석은 일사병으로 쓰러져 반나절 의무실 누워있던 녀석이쟎아?

건강한거 좋아하네..후후'

" 여보세...엄마야?  나야 윤영이.응응......그래..힘 하나두 안들어...걱정마! "

' 얼라리요..... 저녀석은 훈련때마다 나죽는다고 소리지르던 윤영이쟎아..'

가끔보면 염치불구하고 애인에게 전화하는녀석도 있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쩝.

이러니 이등병이 못하는 것은 이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란 말이 나오는거겠지.

" 여보세요?  아네...지영이 친구 준식인데요... 지영이 좀 바꿔주시.....예?

아직 자고 있다구요?  지금 이거 시외전화니깐 그럼 빨리 깨우셔야 겠네요.

기다릴께요...네네......아, 준식이라고 하면 알 겁니다.  지금 군인이에요.."

전화기를 생명선처럼 잡고 매달려 전화하는 이등병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잼있다.




<94> 헌병 학교

드디어 동창이 밝아오고 있었다.   역 바깥으로 보이는 도로가에는 자유로운

사제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아........부럽다.  난 언제 사제인이 되려나? '

감상에 채 젖어 들기도 전에 버스가 몇대 도착한다.  

그리곤 짠밥이 좀 있어보이는 눈매가 날카로운 하사 한명과 대위가 한명 도착했다.

하사는 도착하자마자 군기를 팍팍 세운다.

" 모두 4열 종대로  서.....앉아 , 일어서, 앉아, 일어섯...앉아.... 어쭈..

이것들봐라.......뒤로 취침.....앞으로 취침..."

더플백을 매고 앞,뒤로 취침하니 누울 공간도 없고 힘도 더 들었다.

" 버스에 타면서 번호한다. 알겠나? "

" 예.....알겠습니다."

" 음.... 이제부터 모든게 바뀐다. 논산에서 하던 버릇은 다버려라......

뒤에 복명복창따위는 하지 않는다?     알겠나? "

" 예......알겠습............헉! "

" 이것들이......정신을 아직 못차렸군...뒤로취침.....앞으로 취침...

기상...........알겠나? "

" 헥헥.............예! "    

6주동안에 버릇이 되서 그런지 뒤에 복명복창을 안하니 화장실 갔다와서 뒤

안닦은 듯이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 흔히들 군대에서 군인이 쓰는 말은 '다' 나 '까' 방식에 의하여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즉, 어떤 말이라도 '다' 아니면 '까'로 끝이 나야 한다는거다.
  그래서 휴가나온 군바리들을 자세히 보면 말끝마다 ....다....까...하는걸 볼수가
  있다.
  그래서 말입니다.....이랬는데 말입니다..아닌데..말입니다..등등..말입니다는
  정말 징하게도 따라다닌다........
  그리고 신병이 잘 하는 실수중에 하나가 바로 이건인데.....
  군에선 자기보다 상관인 병장이라 해도 그보다 더 높은 소대장 앞에선 높이질
  않는다..

  이걸 압존법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대대장이 " 야....이주언 소대장 어디갔어?"
  하고 물어보는데 자기보다 상관이라고 해서 " 네..이주언 소대장님은 화장실에
  가셨습니다" 라고 했다가는 대대장에게 죽도록 맞은 뒤에 한 대 더 맞게 된다.

  사제에 휴가나온 군인이 큰아버지 전화를 받았는데 " 오...그래..지금 아버지
  뭐하시니?" 하고 말한다고 해서 " 아..예....지금 아버지는 밥먹고 있는데요.."
  라고 대답하는게 웬지 좀 기분이 이상한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
  신병때는 이런 군대예절을 잘 신경쓰면 고문관 소릴 듣지 않게 된다.▦


" 모두 버스내에 올라탄다...실시! "

' 후다다다다닥! '

모두 자리에 앉자 하사가 말했다.

" 지금부터 헌병 훈련소로 간다. 가는도중 떠들거나 창밖을 쳐다보는 녀석은

용서치 않겠다."

순식간에 군기가 든 우리들은 그 말 한마디에 모두 정자세로 앉아 창문밖은 쳐다

볼수도 없었다.  나중에 용기를 내어 쳐다보니 하사는 앞에서 졸고 있었다.

나도 몰래 몰래 창밖을 구경하다가 꾸벅꾸벅 졸기를 여러번.............




<95> 오침(午寢)

" 기상! " 하는 소리에 일어나보니 벌써 성남의 육군종합행정학교에 도착했다.

우리 120명의 이등병들은 모두 입구에 내렸다.       하사가 입구에서 외친다.

" 4열종대로 헤쳐모여......."

" 헤쳐모여...........헉! "

" 또 복명복창을?   이것들이 아직도 잠이 덜깼나?  모두 더플백 입에 물어..."

뭘 하자는것인지는 훈련소의 조교들에게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모두들 더플백을 입에 단단히 물었다.

" 오리걸음으로 막사까지 간다.  앞으로 갓"  

" 낑낑낑........."

세계의 진기명기란 텔레비젼 프로에서 어떤 사람이 입으로 기차를 잡아 당기는걸

보고 놀란적이 있는데 우리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입에서 질질질 흘러내린 침이

더플백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고, 더플백은 땅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 내 이빨힘이 이렇게 강할줄이야...'

이윽고 막사에 도착하자 모두 일어났다.    우리는 그래도 약과였다고 한다.

다른때는 더플백을 입에 물고 연병장을 몇바퀴 뛴다고 하던데.......!

모두 막사로 들어가자 나도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내무반은 논산에 비해

엄청 길었다.  하사는 우리를 3개의 내부반 중에 가장 큰 1구대 내무반에 모두

눕게 했다.  그리곤 그대로 자라고 한다.  군대입대후 처음으로 오침(午寢)을

하는 것이다.  밤새 기차를 타고 오느라 너무 피곤했던 우리들은 그대로 골아

떨어져 버렸다.

" 얍.........하낫둘........하낫둘.........."

밖에서 선임 기수들이 훈련받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   ★

우린 오전내내 편안히 잘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한 오전 11시쯤 되었을까?  

문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 음.....이번엔 120명이 왔대지? "

" 응......그래.. 지금 이 내무반에서 자고 있어.."

" 우리 몰래 한번 들어 가볼래?"

곤히 자고있던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 허억..........이 목소리는.......진정 이 목소리는..........'

나는 자는척 하면서 살짝 실눈을 떠 보았다.  

문이 살포시 열리더니 여군 3명이 장난끼있는 미소를 지으며 살금 살금

내무반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 내일계속 -



< 내일 예고편 >


다음편엔 남자내무반에 침입하는 여군하사들 이야기,

        무시무시한 간부와 내무반장,

        입대후 처음으로 만나본 해병과 해군들,

        그리고 돈 10,000원에 얽힌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많이 읽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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