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누리][매직맨] 첫만남 (7986/37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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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나우누리][매직맨] 첫만남 (7986/37592)

포럼마니아 0 643,794

조금 있으면 그녀를 만난다.

어떻게 생겼을까? 예쁠까? 미울까?

긴장된다.

아직 시간은 멀었지만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

목욕탕에 들어가 이빨을 깨끗이 닦고 가그린도 하였다.

얼굴을 때수건으로 벅벅 밀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던데 간만에 면도도 깨끗이 해야겠다.

거울을 보니 이런 코 밑으로 코털이 삐죽나왔다.

가위가 어디있지? 아무리 찾아봐도 커다란 가위 밖에 없다.

이 가위가 내 콧구멍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을까?

잠시 숨을 멈추고 있는 힘껏 콧구멍을 벌렸다. 조금만 더, 조그만 더.....

드디어 500원짜리가 주차할 수 있을 만큼 커졌다.

간단하게 그 큰 가위가 콧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삭둑, 삭둑'

이런 웬 머리 자르는 소리가 나냐........

이제 얼굴 모양은 웬만큼 잡혔다.

손에 땀이 난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이런, 담배냄새가 폐부를 찌른다.

이 손으로 그 녀의 얼굴을 만지면 안 되겠지.

얼굴 닦는라 벌써 다 헤어진 때수건을 다시 손에 끼고 벅벅 밀었다.

역시 담배냄새는 강적이다. 아무리 닦아도 냄새가 가시지를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향수를 비누대신 사용하여 손을 씻었다.

그 비싼 향수를 사용했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아깝지는 않았........지금도 그 향수값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몇 만원짜리 손을 하얀색 수건으로 깨끗이 닦았다.

청포가 어디 없나 하고 찾다가 당연히 있을 리가 없다.

대신 청포샴푸로 머리를 감았다.

손톱을 빳빳이 세우고 비듬이 혹시나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벅벅

머리를 문질렸다.

머리를 감을 때 꼭 손톱을 세우고 감는 이유는 손톱밑에 낀 때 및 코딱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머리에서 산뜻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아차!!! 목을 빼 먹을뻔 했다.

일단 옷으로 가려지지 않은 부분은 깨끗이 닦어야 한다. 목도리를 두를까 하다가

웬 여름에 미친놈이 되기 싫어서 1주일에 한 번 닦는 목을 거울을 보면서 깨끗이

닦았다. (물론 약간의 때가 밀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제 척척해진 머리를 드라이로 말려야겠다.

앞가르마를 탈까, 원래대로 옆가르마를 탈까, 아니면 올빽으로 넘길까?

머리가 커서 앞가르마를 타면 고속도로 같아 보이고 올빽으로 넘기면 만화속의

머털도사가 될까봐 그냥 7:3 의 비율로 옆가르마를 탔다.

천천히 무스를 바르고, (이 놈의 무스는 왜 이렇게 빨리 없어지는거야!!!!)

하늘에 스프레이를 휙 뿌린 후에 내려앉는 순간 밑으로 나비처럼 살짝 섰다.

뿌려진 스프레이는 살포시 내 머리와 어깨위로 내려 앉았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얍삽하다.)

옷을 뭘 입을까?

옷 고르는거 정말 싫다. 청바지에 흰티셔쓰를 입고 나가려고 했지만 첫만남인데

신경 좀 써야 겠다.

가장 깨끗해보이는 청바지에 분홍색 난방을 입었다.

거울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옷걸이가 쥑여주니깐.......^^"

양말은 갈색구두에 맞추어서 갈색양말을 신었다.

혹시 빵꾸가 있을 가봐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다행히 발꿈치부분만 약간 헤어져 있을 뿐 완벽한 양말이었다.

구두를 닦어야겠다.

일단 구두솔로 먼지를 털고 갈색구두약을 치약바르듯이 솔에 뭍힌 후에 구두를

문질렸다.

역시 구두 닦을 때의 백미는 침튀기기다.

'툇툇'

구두등 위에 침을 뱉은 후 조그만 면수건으로 광이 번쩍번쩍 나게 닦았다.

'허걱'.....그만 구두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렇게 멋있을 수가......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만날 장소로 거금 3000원을 투자해서 택시를 타고 갔다.

혹시나 앉을 때 바지가 구겨질까봐 엄청 신경이 쓰였다.

하필이면 왜 이럴 때 차가 이렇게 막히는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를 처음 보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속으로 생각하고 외우기 시작했다.

드디어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아직 나올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복도에 선 체로 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속이 탔다.

건물 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 대 물었다.

'아니 왜 이렇게 안 나와'

발끝에 담배꽁초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느낌이 왔다.

후다닥 뛰어 들어갔다.

드디어 그녀가 나왔다.

생각보다 그녀는 못생겼다. 쭈글쭈글하고 눈도 아직 못 뜨고......

하지만 방금전에 초조했던 마음은 다 어디 가고 처음 만났을 때 해주고 싶었던

그 모든 이야기가 생각이 안난다.

겨우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니 아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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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전 아내가 병원에서 딸을 낳았을 때 상황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

~~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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