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어느 날 담당부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거기 전산실이죠?"

"예. 맞습니다."

"큰일났어요. 외국으로 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윈도우 95 가 맛이 갔어요.

무슨 메모리 에라났다고 프로그램 실행만 하면 파란화면이 퍽퍽 뜨고

지금 급해요."

저는 조용히 간단명료하면서 정확한 답변을 해드렸습니다.

"껐다 키세요"

......잠시 후 또 전화가 왔습니다.

"3번이나 껐다 켰는데 그래도 안 되요.

지금 위에서 난리예요"

저는 다시 조용히 간단명료하면서 정확한 답변을 해드렸습니다.

"윈도우 다시 까세요"

윈도우 맛가면 약이 없습니다.


< 2 >

전산실에는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모니터를 오래 보면 딸을 낳는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들을 낳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른쪽 발가락에 힘주면 된다,

아내 위로 올라갈 때는 왼쪽으로 올라가라는 거의 믿을 만한 이야기가 있듯이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보면 딸을 낳는다는 거의 확실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번에 저랑 비슷하게 홍대리님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사무실에서 애기를 낳으면 떡이나 빵을 돌리는데 그 때 갑자기 김대리님이....

"거 있잖아. 화면 오래 보면 딸 낳는다는거..."

다들 그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예...알아요"

"그 이야기 뻥인것 같아"

"예? 이번에 준범씨도 딸 낳았잖아요."

"그래 그게 이상하단 말이야"

"왜요? 홍대리님은 아들을 낳아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모니터를 오래 본다는 뜻은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이야기아냐.

그런데 박준범씨는 일 열심히 안하잖아. 그런데 딸 낳잖아.

그게 이상하단 말야"

다들 정말 그 말이 이상하다는 듯이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왜 일을 안해요. 봐요, 얼마나 열심히 일 했으면 눈이 빨개요."

하지만 김대리님의 입심은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거는.....모니터가 커서 그런거구......"

"-_-;;;;;;;;;;"


< 3 >

다음 주에 박대리님이 장가갑니다.

그런데 이상한거는 분명히 여자가 없다고 들었는데 어느 새 생겼는지 간다고

그러더군요.

"박대리님 축하합니다."

"어....고맙다."

"그런데 언제 꼬셨어요? 재주도 좋으시네 ^^"

"한 석달 되었다."

"그런데 벌써.....아니 얼마나 밤이 무서웠으면....

박대리님 솔로예찬자였잖아요. 40때까지는 결혼 않한다고 그러시더니"

"그랬지...."

갑자기 슬픈 표정을 짓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랬는데요?"

"흑흑흑.....한 방울의 실수가 그만....."

"한 방울의 실수요?"

나중에 알고보니 형수님 되실 분이 임신 2개월째랍니다. ^^


< 4 >

전산실에 근무하면 컴퓨터에 도통한걸로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사실 자기 분야나 빠삭하지 다른 쪽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제 옆에 있는 모대리님은 인터넷이나 통신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역시 통신쪽은 게시판이나 좀 알지 다른 쪽은 영....

어느 날 모대리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기요, 이번에 MS-Office를 구입했는데요. 엑셀기능 중에서 잘 모르는게

있거든요"

"엑셀이요? 저 운전면허증도 없는데요"

"-_-;;;;;;; 아니 그 엑셀말구요. 컴퓨터에서 계산하고 그러는 프로그램

있잖아요."

"계산이요? 저는 전자계산기 쓰는데요."

"-_-;;;;;;; 전산실 맞아요?"

현재 모대리님은 신분을 숨긴체 담당회사교육 중에서 "초급엑셀'을 듣고

계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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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