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매직맨] 전산실의 하루 <22> (8720/37666)

002.jpg


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매직맨] 전산실의 하루 &lt;22&gt; (8720/37666)

포럼마니아 0 599,325

< 1 >

신입사원인 '차병'이 들어왔을 때 마치 군대에서 쫄따구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전총련 (전산실총무연합회) 도 탈퇴해야 하고 아침미팅준비도 안해도 되고

회식예약도 물건너갔고 제일 좋은 것은 나이 31살에 막내라는 소리를 안 들어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모르실겁니다.

애기아빠가 막내라는 소리를 들을 때 그 전율감(?)을.......

제 자리를 내주고 한단계 위로 올라갔을 때 참 뿌듯하더군요.

비록 이사님 옆 자리는 내 주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도 서열 3위가 되었습니다.

신과장님, 김대리님, 저, 그리고 우리 막내 (우하하하하하....) 이렇게 자리가

배치되자 그 수모(?)와 울분(?)이 다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앞에 앉아게신 여대리님이 오시더니..

"야....예전막내"

"이제 막내라고 부르지 마십시요. 이렇게 막내 옆에 있지 않습니까? 우하하하하"

"그래 조금 컸다 이거지."

"그럼요. 이제 양팔을 얻었습니다."

헉......말하고 나서 뭔가 잘못 이야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게시던 김대리님이....

"그럼 나는 니 오른팔이냐?"

"아니 그게 아니구요."

"너 졸라 컸다."

"아니 제 말은요."

"이거 세상이 거꾸로 가는구나. 선배가 후배 오른팔 되고.."

"아니 제 말은요.."

"에이...회사 관두던지 해야지"

"아니...저....."

"그려...나 니 오른팔이여..."

"잉잉잉...제가 잘못했어요."

"막내 들어왔다고 기어오르지마라. 막내가 들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너 책임이

커졌다는 거야. 이제 막내가 잘못하면 다 니 잘못이야. 내 말 잘 생각해봐"

말 한 번 잘못했다가 다시 막내 될뻔 했습니다.


< 2 >

막내 들어온 기념으로 팀회식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느낀 전산실의 첫인상은 아무래도 고급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서라고

생각했기에 옛날 아버지가 다닐 때의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그 첫인상은 금방 깨졌지만....

이거 술만 마셨다 하면 기본이 3차입니다.

기본이 3차라는 말은 거기에 플라스 알파가 붙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날도 5차까지 갔습니다.

1차는 소주, 2차는 입가심 맥주, 3차는 정신깨기 위하여 노래부르러

단란주점가고 4차는 홧김에 야한데 가고 5차는 마무리하러 포장마차에 갔습니다.

결혼한 저는 막내가 들어왔다는 오르가즘에 제 위치를 잃어버리고 그만....

외박을 했습니다.

그 때부터 저의 경제권은 아내에게 넘어갔습니다.

회사에 부시시한 얼굴로 출근하니깐 다른 팀이 그러더군요.

"박준범 저 인간 총각생활로 또 돌아갔어. 너 집에 안 들어갔지. 옷도 어제랑

똑같고 어휴 술냄세"

아무 말도 못하고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그 날 또 술 먹으러 갔습니다.

김대리님이 자기만 그 전날 빼뜨렸다고 (우리가 뺐나, 자기가 일 있어서 빠졌지)

다시 리바이벌하자고 그래서 또 갔습니다.

그 악몽의 저녁.....또 5차까지 가고 거기다 김대리님 집에 고스톰까지 치러

갔습니다.

다행히 김대리님 와이프가 제 아내에게 말을 해 주어서 연속 이틀 외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침에 다들 곧장 회사로 출근을 했죠.

지금 생각하면 전산실 사람들은 마라톤대회를 열면 아마 다들 상위권에

입상할겁니다.

두번씩이나 외박했다는 말 듣기 싫어 팀 대리급 이하는 작전을 짰습니다.

"우리 양복 바꿔 입고 갈까"

"아니야 너무 귀찮아...구두를"

"놀고 있네. 누가 구두 보니?"

그 때 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다들 놀라케 했습니다.

"넥타이를 바꾸죠."

캬캬캬캬캬캬..저의 영특한 머리....

회사에 출근하자 앞 팀의 여대리님이 저희를 보시더니

"어제는 집에 들어갔나 보네....뭐가 좀 틀려보이네"

"여대리님은 참....저는 완벽한 가정주의자입니다.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 때 갑자기 옆에 계시던 박부장님이....ㅠ ㅠ

"넥타이 바꾼다고 모르냐. 다들 옛날에 한 번씩 했던거야. 짜식들아"

세상은 돌고 도나봅니다. ㅠ ㅠ

=============================================================================

~~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안양 매직맨

0 Comments
제목

[ 유머가 가득한 마을 유가촌 1 입장하기 클릭! ] 

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