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우누리 』][매직맨] 전산실의 하루 <23> 어떤 실수 (8729/37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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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 나우누리 』][매직맨] 전산실의 하루 &lt;23&gt; 어떤 실수 (8729/37666)

포럼마니아 0 608,292

< 1 >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 단란주점과 룸싸롱에서 홍보팀들이 옵니다.

직급이 부장인 웨이타들과 (그들의 명함에는 다 김부장, 박부장, 이부장이라고

쓰여 있음) 한 때 탈렌트 였던 마담들이 (그녀들의 명함에는 김희선, 오현경,

강수지 등이라고 쓰여있음) 기념품들을 나눠줍니다.

기념품의 종류도 많은데 휴지, 볼펜, 탁상시게, 줄자, 야구르트, 부채,

스포츠신문, 개소주(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념품), 껌, 사탕, 라이타, 담배 등등

조금이나마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무언가를 찾으시는 분들은 12시부터 1시까지

저희 회사 앞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저희 집은 휴지 걱정은 안하고 삽니다.

며칠전 김대리님과 뭘 받을까 하고 돌아다니다가 구석에서 명함과 캔커피를

나눠주는 것을 목격하고 혹시나 못 받을까봐 방울소리 내며 뛰어갔습니다.

무려 4개나 받아왔습니다. (저는 1개, 김대리님이 3개씩이나...)

가는 도중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차병을 만나 김대리님이 마시라고 하나

던져 주더군요.

점심시간이 끝난후 차병이 들어왔습니다.

"어이 점심의 데이트 어땠어?"

차병의 표정이 마치 똥씹은 표정이었습니다.

김대리님은 상황판단을 못하고 쓰잘데 없는 이야기를....

"야 혹시 여자친구 그 날이냐?"

"김대리님.....일부러 그 캔피 저 주셨죠."

"뭘? 일부러 너 마시라고 가게에서 산 거야." (<===하여간 뻥도)

"그 캔커피 여자친구 마시라고 주었는데 그 뒤쪽에 뭐가 붙어 있는줄 아세요?"

"뭐...가...붙...어...있...었...는...데?"

저는 잽싸게 휴지통에 버린 캔깡통을 줏어서 보았습니다.

'99명의 화끈녀 항시 대기. 오빠 또 와!!!!!'

"잉잉, 저도 걔 줄라고 가게에서 샀다고 그랬단 말이에요."


< 2 >

단란주점 홍보팀들이 나눠주는 명함들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엄마겟돈.....그 무서운 폭발을 보여드립니다. 김부장'

'베드맨.....잠자리를 책임져드립니다. 이부장'

'섰다워즈. 에로스 원.....아침마다 서는 남자 박부장'

'매트리스.....침대보다 더 좋습니다. 최부장'

이러한 최첨단적인 문구는 명함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잊지않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저같은 경우는 그냥 버리지만 김모대리는 이상한데 쓰더군요.

아마 무슨 회의 때였을겁니다.

우리 부장님이 주관을 하고 계시고 김대리님이 보조를 맡고 계셨습니다.

한참 회의가 진행중이었는데 이사님이 어떤 질문을 하셨습니다.

어떤 자료를 보여달라는 것이었는데 김대리님이 자기의 다이어리를 이사님

앞으로 가져가시더니 다이어리 중간에 있는 책갈피를 중심으로 다이어리를

이사님 앞에 척 피시더군요.

갑자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침묵을......

"김대리...자네 이걸로 책갈피 쓰나?"

"아니....저...버리기 아까워서....."

모든 이들의 시선은 그 책갈피로 향했고 그 책갈피는 눈에 익은 것이었습니다.

직사각형 책갈피 위에 쓰여 있는 문구는....

'나는 지난 밤에 네가 잔 여자를 알고 있다....안부장'

절약정신에 투철한 김대리님은 명함을 책갈피로 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 3 >

Y2K 땀시 저와 차병은 2주동안 거의 밤을 세다시피 했습니다.

나중에는 Y2K 이야기만 들어도 분노와 짜증이 저를 감싸더군요.

한 열흘정도 지나니깐 분노가 머리 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이거는 완전히 문서작성하는 것이라 저같은 고급인력(?)을 이런 단순노동에

투입한 회사가 미워지더군요.

한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차병은 아마 더 열받았을겁니다.

거의 끝나갈무렵 차장님이 차병자리에 오셔서 지금까지 작성한 문서좀 보자고

그러더군요.

차병은 아마 따로 폴더를 만들어서 거기다 지금까지 작성한 문서를 저장한 것

같은데 우물쭈물 하는 것이었습니다.

"차병 빨리 열어봐. 그거 엑셀로 만들었잖아. 디렉토리가 뭐야?"

"저 선배님....그게...."

차장님도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왜 뭐가 잘못되었어?"

"아니...저...그게....."

성질급한 저는 직접 할라고 차병을 밀치면서

"비켜봐. Y2K라고 만들었을거 아냐. 내가 찾아볼께"

"안됩니다. 선배님...."

차병의 컴퓨터에는 Y2K 라는 폴더는 없었습니다.

단지 비스므리한 폴더가 있더군요.

'씨발Y2K'

차장님과 저는 눈을 마주치며 속으로 말했습니다.

'얼마나 Y2K가 싫었으면 폴더이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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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마술로 바꿀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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