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35] 고달픈 신병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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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35] 고달픈 신병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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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영일기-35] 고달픈 신병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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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동생이 수도 군단 헌병대에 계시다면서 메일주신 snack77님 감사드려요.
  동생 무릅은 지금쯤 맛이 갔을껄요? -_-;

★ 가고파 동호회에 제글을 퍼가고 있으시다는 twinsii님. 감사해요.
  편당 100원이랍니다. 제 계좌번호는.....-_-;

★ 백두산부대 출신이라고 메일주신 egoist님 감사합니당요..
  증말 총칼은 녹슬어도 삽날은 빛나나요?  후후...

컴 자..그동안 집을 떠나있어 글을 못올렸었는데 오늘부터 욜씸히 올릴께요.
  저보다 더 욜씸히 읽어주세용...
  오늘은 리앨이 자대에서 소대배치 받을때까지 대기하는 이야기입니다.
  [Enter]를...                                          = 가브리앨 =
<139> 잠 못자는 신병들.

   50중대 건물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취침실로 우리를 모두 집어 넣는다.

취침실안에는 고급 2층침대, 오리털 이불과, 지압베개, 수면을 도와주는 부드러운

음악, 그리고 은은히 풍기는 과일향기와 오렌지색 형광등이....물론 없었다.--;

더러운 침상위에는 화투칠때 까는 모포와 6.25때 쓰다 남은거 같은 베개뿐이다.

10명이 나란히 누워서 불을 끄고 자고 있는데 새벽 1시가 좀 넘어갈무렵...

잠결에 어디선가에서 규칙적으로 '쿵! 쿵!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

' 어라? 뭔소리지? '

이상해서 눈을 뜨는순간 천장에서 내 얼굴위로 뭔가가 떨어지더니 이마에 '쿵!'

하고 부딪혔다.

" 윽...."

놀래서 벌떡 일어나 보니 한 병장녀석이 자신의 철모를 벗어서 누워있는 우리들

10명의 머리를 차례대로 치고 있었다.           ' 쿵 쿵 쿵..'

내 오른쪽에서 자고 있던 나머지 애들도 모두 머리를 맞고 깨어났다.  

별명이 공룡인 그 병장이 말했다.

공룡 : 음.....모두 깨어났군.   자...집이 강원도인 녀석......손들어봐

리앨 : ' 제길.....또 시작이군 '

공룡 : 그래?  너 집 어디야?

우리 신병들에게 궁금한점 들이 모두 풀리자 그 병장녀석은 나가버렸다.

정말 공룡처럼 멸종되야 할 놈이었다.

억지로 다시 잠을 청하는데 또 불이 '탁' 하고 켜진다.

깡패 : 어이....기상..

우리 : (후다닥.........)

깡패처럼 생긴 인상 더러운 한 병장이 야상을 걸쳐 입고 서 있었다.

우리 : ??????

깡패 : 집이 경상도인 녀석..

우리 : ' 우우.........제기랄~~~~~~~~~~./ '

야간근무를 서고 돌아오는 고참들이 밤새도록 우리들을 깨우는 바람에

우리들은 한숨도 잘수 없었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군대 빨리 갔다와버리는건데..

왜 진작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을까?   앞날이 까마득하다.




<140> 개병대와 해병대.

  다음날 아침에 또 기상하여 국방부를 크게 한바퀴 돌면서 구보를 했다.

국방부는 생각보다 엄청 넓었다.   하기야 모든 육·해·공,해병까지 있고

모든 병과가 거의 다 존재하는 부대니 뭐....

  바로 그때 저쪽에서 한 무더기의 군인들이 줄지어 구보를 하며 오고 있었다.

근데 그 군인들은 웬지......웬지......뭔가가 어색했다.

' 어라?...... 허걱...........@.@ '

그렇다.....        모두 여군 하사후보생들이었다.

고참들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구보하는 여군들 몸에서 뭔가가 덜렁덜렁 대는걸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 햐..........이렇게 많은 여군이........'

" 멋있는.....하후보.....많고 많지만.......바로 내가....."

여군들이 마구 군가를 부르면서 우리들을 지나쳤다.

하후보는 하사관 후보생을 말한다.   여군들이 우리를 지나쳐 가고 앞에 나타난

건물이 바로 국방교회 옆의 여군학교!  

저 어디엔가에 내 동기..안하사도 있겠지.....후후..

   우리들은 다시 중대에 도착했다.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본부중대로 왔다.

내무반에서 애들과 앉아 있는데 한 해병병장이 들어온다.

칼같이 다린 전투복에 챙이 넓고 긴 팔각모.....붉은 명찰에 세무전투화를 신은

해병고참을 보니 조선시대에 외국인보듯 희안했다..  물론 멋있긴 멋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해병은 쓰잘데기없이 멋을 부리거나 사제에서 난동만 피우지

않으면 무척 멋있는 군인이라고 생각한다.  군인은 고생한 만큼 멋이 있는법이다.

퇴소식 같은데서 군인이 아주 멋있는 시범을 보이면  ' 아 정말 멋있구나....'

하고 감탄만 하지 말고 이렇게 생각을 해야 할것이다..

' 아.......무쟈게 두들겨 맞은 모양이구나....-_-; '

▩ 해병대의 원래 이름은 '해군의 정예 육전대'다
  해군출신 장병 380명이 진해에서 창설한게 바로 해병대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달에 개편계획에 따라 전투부대는 해군 상륙 부대로
  예속되어 버리고, 나머지 사령부나 교육 지원 부대등은 모조리 해체 되었다.
  다시 해병대 사령부가 창설된 것이 1987년 11월 1일이다.

    해병들을 살펴보면 특이한게 참 많다.  일부러 튈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일단 위에서부터 보면 챙이 아주 넓고 긴 팔각모가 눈에 띈다.  
  둥그런 우리모자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멋있다.

  그리고 모자를 벗으면 헤어스타일이 눈에 또 띈다.
  그야말로 말대로 주변머리가 하나도 없고 천장만 존재하는 일명 '돌격형 머리'
  이것도 상대방에게 상당히 위혐감을 준다.

  해병은 훈련도 악으로, 군가도 악으로 부른다.
  '악악악악' 하면서 군가를 부르는거다.
  뭐든지 튀려는거 같이 보이지만 멋은 있다.

  그리고 빨간명찰.......빨간 바탕에 노란글씨로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빨간바탕은 피와 정열을 상징하고 노랑글씨는 땀과 인내, 평화를 상징한다.
  빨간색 이름표만해도 상당한 위협감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쎄무워카.......... 육군워카와는 달리 해군해병은 쎄무로 되있다.
  모래에서도 뛸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암튼 개인적으로 나는 쓰잘데기없는 곤조를 부리지 않는 그야말로 멋있는
  군인이 될 자신이 있는분은 해병대를 가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그렇다고 육해공군들이 멋이 없거나 편한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해병대를 높이 사는 것은 그들의 멋이나 훈련강도등이 아니다.
  바로 그들의 '자부심'이다.

  특수부대를 제외한 보통부대중 해병대만큼 자부심이 강한 사병부대가 또 있을까?
  '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라는 표어를 스스로 만들어서 자부심을 가지는 해병대..........
  베트남전쟁과 6.25에서 수많은 공적을 올리면서 싸웠기에 이에  놀란 외신기자
  들이 마치 수식어처럼 써서 유행된  ' 귀신잡는 해병대 ' .....
  그리고 제대해서도 서로의 친목을 다지고 사회봉사에 힘쓰는.....
  '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 이라는 해병대.......

  진짜 멋이란 사제에 나가서 쌀쌀한 날씨에도 모자 안쓰고 꽉끼는 해병 나시T만
  입고 몇 명씩 몰려 다니는게 아니라 바로 이러한 것들이 진정한 해병의 멋일꺼다
  정말 멋있는 해병들이 자꾸 사라져 가는거 같다.
  이승만 대통령은  군대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가는곳마다 먼저 투입되어
  전승(戰勝)하는 해병대가 마치 개선군대(凱旋軍隊)같이 인식이 되었는지
  해병대를 개병대(凱兵隊)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뜻의 말이 몇몇 해병들의 좋지 못한 이미지로 인하여 타 병과
  들이 개(dog)병대로 부르고 있는게  현실이다.

  6.25때 제일 먼저 서울을 수복하여 중앙청에 태극기를 매달던 그 멋있는 해병이
  그립다.▦



<141> 중대발표.

  오늘은 중대발표가 있는 날이다.  중대(重大)발표가 아니라 중대(中隊)발표다.

어쨌든 우리에겐 둘다 속하지만.....

일병 : 이성찬 이병은 50대!

리앨 : '내 그럴줄 알았지..'

역시 난 50중대였다.   나와 수열이는 50대로 배정을 받고 나머지 애들은

본부중대와 60대로 나뉘게 되었다.  모두 더플백을 싸서 또 다시 작별인사를 하고

자신의 중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키크고 멋있게 생긴 최치원 상병이 우리를

50대내의 본부소대로 인도했다.  50중대도 1소대, 2소대, 3소대(방위병소대),

그리고 본부소대(행정병소대)가 있었다.    또 다시 대기병 신세다.

수열이와 나는 아무 할 일없이 그냥 로버트처럼 앉아있기만 했다.  서로 말도

못하고 하루종일 앉아만 있는 대기병신세.  정말 이런게 군기일까?  

   저녁때 텔레비젼을 보면서 보니 행정병들은 정말 장땡이다.  본부소대라고

해봐야 50중대 중대장 운전병 1명과 중대장 따가리 하는 사병 1명, 그리고

작전반에 행정병등......서너명밖에 없다.   소대에 숫자가 그 정도니 최상병은

그 짬밥에도 내무반에서 드러 누워도 상관 없을정도다.  대장 운전병인 홍 일병도

본부소대 맨  쫄병인 일병 짬밥인데두 내무반에서 공부까지 할 정도로 자유로웠다.

군인이 아니라 아르바이트생 같다.  역시 능력있는자가 쟁취하는건가보다.

  일석 점호를 받고 잤다.  내일은 또 다시 1소대냐, 2소대냐가 결정나는날이다.

거기가면 또 근무 뛸때까지 하루종일 대기하겠지..

제길.. 이제 대기는 증말 지겹다.  탈영이나 해버릴까?

아냐.....지금까지 개긴 4개월이 아까워...차비도 없고.....에라..그냥 자자..



<142> 궁금한 질문

  고참들이 한 번씩 우리본부소대에 들어와서 로버트처럼 꼼짝않고 앉아있는

수열이와 나에게 말을 걸곤 했다.  

고참 : 야....신병들.

우리 : 이병 이성찬 .  이병 배수열

고참 : 소대결정났냐?   누가 1소대야?

우리 : 아직 안났쑵니다.....

고참 : 그래?  음.......뻔하네 뭐.....  니가 1소대고 네가 2소대야.....

  1소대는 얼굴이 좀 뺀질거리게 생긴 호리호리한 보통체격을 뽑고,  2소대는

좀 강인하게 생기고 덩치가 두툼한 사람을 뽑는다고 하면서 그 고참은 나를

지목하며 내가 1소대로 갈꺼라고했다.

초저녁이 되자 내무반 행정병들은 모두들 어디론가 가 버렸다.

자대에서의 신병은 돌봐줘야 할 아기 취급을 받는다.  식당도, 화장실도 맘대로

못가고 갈때는 반드시 고참에게 허락을 받고, 심지어는 안내까지 받아가면서

가야할 정도다.    혼자 다니다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

  근데 고참들이 우리들을 두고 모두 다 가버렸으니 우린 그냥 로버트처럼 앉아

있을수 밖에 없었다.  쫄딱 굶으면서 저녁시간을 다 보내고 나니 행정병들이 다시

모두 소대로 들어온다.  그리곤 우리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텔레비젼을 틀고

모두 드러 누워서 시청한다.    화면엔 최수종의 '도시인'이 나온다.

배종옥이 최수종에게 뭔가 말을 할때....최 상병이 우리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최상병 : 야 신병들.......지루하지?

우리 : 아닙니다~~~~

최상병 : 소대생활하면서 뭐 궁금한거 없어?  얼마든지 질문해봐.

        다 대답해 줄테니......

기회다 싶어서 내가 얼른 손을 번쩍 들었다.

리앨 : 이병 이 성 찬   질문 있쑵니다

최상병 : 그래?   뭔데?....아무거나 질문해봐 ...다 대답해줄께..

리앨 : 밥은 언제 먹씁니까? -_-;;

텔레비젼을 보던 행정병들이 갑자기 내무반에서 뒤집어 졌다..   우당당탕.....

행정병중에 제일 대빵인 박무흥 병장이 우릴 노려본다.

박병장 : 뭐?  바....밥..?     니들 밥 안먹었어?

최상병 : 그....그럴리가....-_-;

우리 :( 다 죽어가는 소리로 )  예..그렇습니다.

최상병 : 아니..이론...왜 말안했어....?

우리 : ' 지금 말하고 있잖아..쨔샤..'

최상병 : 대장님 아시면 큰일나겠네.....잠깐 기다려......
                                                       ──(()─────
그러더니 어디선가 컵라면 2개를 끓여서 가지고 왔다.      ──))(─────
                                                           (()
" 쩝쩝 쩝....후루룩...후루룩....쩝쩝..."              ─────────
                                                     \   라면       /
컵라면 안에다가 꿀물을 탔는지 너무너무 맛있었다.      \─────/

줄어드는 라면의 양이 야속할 지경이다. 휴가때 먹을게 또 한 개 추가되었다.

' 캔맥주, 딸기잼, 콜라, 건빵, 그리고 컵라면..........-_-; '

단 한끼를 굶었는데두 이렇게 배가 고프다니...

배고파서 사람을 죽였다는 강도들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_-;

  허겁지겁 라면을 먹어대는 우리를 최상병이 쓴웃음을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자기 신병시절이 생각 나나보다.

뒤늦은 식사를 끝낸 우리는 너무나 행복하게 잠들수 있었다.

                                                             - 내일 계속 -



< 예고편 >

다음편엔 리앨이 소대들어가서 첫신고하는 이야기,

        리앨의 든든한 '빽' 이야기,

        신병이라 엄청난 실수를 했던이야기,

        강도같은 고참들,

        그리고 소대에서의 첫날밤을 올리겠습니다.

                              안 읽으면 알죠?  -_-+


< 부탁말씀 >

메모 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_^*

근데 메모가 조금만 길면 뒷부분이 안보여요..-_-;

이야기 프로그램이 안좋아서 그런건가?  쩝.. /.

암튼 메모는 짧고 길게 해주실래요?  죄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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