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40] 주차장 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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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40] 주차장 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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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일기-40] 주차장 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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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133> 추위와의 전쟁.

  국방부 헌병대 50중대에 오면 쫄병때 누구나 거쳐가는 근무지가 하나있다.

바로 청사건물 앞의 주차장이다. 여기서 열심히 근무하다가 짬밥이 차면

각 현관중에 근무지가 결정되어 거기서 근무하게 된다.  

첫 주간근무인 주차병을 나가기 전날엔 전투화 닦는 방법을 배운다.  헌병들

전투화가 유리구두처럼 반짝 반짝 빛이 나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여군들

치마밑을 비춰볼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겉보기에 깔끔해야하기에 하는거다.

유리구두 만들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구두약을 엄청 가져와서는 손에 떡칠을 해가며 열심히 손가락에 묻여서

발라대는거다.  하고하고 또 하다보면 약 3시간만에 구두에 여러 겹이 입혀져서

드디어 빛이 나기 시작한다. 이것이 2시간 안에 된다면 제대후 구두방을

차리라는 신의 계시다.

또 한가지 방법은 칫솔로 구두약을 엄청 퍼내서 구두전체를 바른뒤 불을 붙여서

태우는거다. 그럼 구두약이 불에 활활 타며 녹아서 마구 흘러내리는데 이때 어느

정도 구두에 다 묻혀지면 불을 끈 뒤 다시 구두약으로 칠한다.

이걸 직접 해보면 자신이 마치 약장사가 된 기분이 든다.

이 2가지방법중 한가지를 선택해서 구두약을 군화에 입힌뒤 '물광'이란걸 낸다.

하얀 수입포(천조각)를 손에 둘둘둘 말아서 구두약을 약간 찍고는 구두에 입김을

' 호...' 하고 불고 닦아대는거다.  한참을 하다보면 고참 말마따나 정말 아가씨

팬티까지 비칠정도로 윤이 반짝반짝 난다.  이걸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다.

당직대에서 검사를 하기때문에 잠도 안자고 하는것일뿐....

주차병의 복장은 간단하다. 하의는 근무복 바지 달랑하나, 상의는 근무복에

야상을 입고 목엔 털모자를 씌워서 두른다. 그리고 허허벌판인 주자장으로 나간다

나는 최전방도 아닌 서울인데..추워봤자 얼마나 추울까 하고 생각하며 현관을

통해 첫 근무를 나갔다.  똥일병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얼굴이 말이 아니다. 얼어

죽기 직전의 바로 그 얼굴.. 다가오는 나를 보곤 이젠 살았다..싶은가보다.

나는 교대를 한 뒤 근무요령을 배웠다.  장관님, 합참의장님, 장관보좌관님,

주차 자리가 따로 있었고, 외국인 차량, 삼성(★★★)장군 차량자리도 따로 있었다.

차량도 앞뒤를 구분해서 규칙적으로 주차 시켜야 했고 가장 중요한것중 하나가

차량이 막힘이 없이 원활하게 잘 돌려야 하는 TCP(교통수신호)였으며, 특히 주요

차량이 정문을 통과해서 A현관으로 진입할때는 그 전방에 어떠한 방해물도 없도록

TCP를 잘 해야만 했다. 신병인 주차병이 혼자서 이러한것들을 다 처리하기도 힘들

지만 정작 힘든 것은 추위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말 못견딜거 같았다.

10분후 : 후후..역시 서울이라 좀 쌀쌀하군. 바람도 쌩쌩 불고....^ㅡ^

20분후 : 오홀..제법 추운걸?  하지만 이정도야 뭐..후후.. ^o^

30분후 : 으음..발가락이 좀 쓰리군. 꺼내서 만져볼수도 없고.. 참지 뭐..^ㅡ~

40분후 : 이익..손가락이 왜 이리 아프지?   하지만 난 군인. 견뎌 보자.. ~ㅡ~

50분후 : 으흐흐.. 귀가 제대로 달려 있는건가?  이거 미치겠군.. 하지만..-ㅡ-

60분후 : 으으으~~ 으으으~~ 으으으~~ 으으으~~  @ㅡ@

70분후 : 우우...신이시여 저를 지옥에서 건져주소서....  ./

80분후 : 으흐흑.... 어머님 왜 날 낳으셨나요. 으흐흑.. TㅡT

90분후 : 이히히히히.....( 미쳐가고있는중임 ) 이히히히히... ^.^
                                                           ㄱ
100분후 : ..................( 아무런 반응이 없다. )  -_-

110분후 : .............Z.....Z.....Z     (서서 졸고 있음 )  -_-;;

120분후 : .............( 교대하러 온 병사를 보고 몰라봄..)

나는 원래 더위는 많이 타도 추위는 안타는 체질이다. 근데도 나는 얼마나...

얼마나 추었든지....정말 눈물까지 쏟았다.

물론 전방에서 군생활하신 분이 이 글을 읽으시면 웃으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라. 입은 것은 얇은 근무복에다가 내피(內皮)를 뜯어 내버린

야상 하나를 달랑 걸치고 1월, 2월 강추위를 밖에서 벌벌벌 떨어야 한다는걸..

전방은 방한복, 장갑이라도 착용하지만 국방부에선 내복도 못입게 했다.

너무 뚱뚱하면 자세가 안나온다고..-_-;  게다가 바람이라도 불지 않는다면 암만

추워도 체감온도는 좀 나은편이다.  하지만 영하 10도라고 해도 바람이 세차게

불면 체감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법.  고지대(高地帶)인데다가 주차장이라 허허

벌판이었기 때문에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눈도 못뜰지경이었다.  입은것도

부실해서 바람이 금새 몸안으로 들어오고 하이바 밑의 귀는 얼었는지 금방이라도

바삭....하고 부서 질것만 같고 군화속에 발은 또 얼마나 시렵던지... 시렵다 못해

쓰리고 쓰리다 못해 아프고 아프다 못해 나중엔 그 감각마저 없어져 버렸다.

걸을때마다 발가락이 '빵' 하고 터져 버릴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손은..

헌병들이 쓰는 하얀장갑.....결혼식때나 끼는 그 얇은 하얀 장갑 하나를 끼고

한 겨울에 근무를 하려니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든다. 게다가 쫄병땐 낮에 시간이

없어 밤에 빨래를 하는데 겨울이기에 아침까지 흰장갑이 다 마를리가 없다.

그렇다고 더러운걸 낄순 없으니 할수없이 젖은걸 그대로 끼고 나가는일이

비일비재했다.  한겨울에 전투장갑도 아닌 젖은 흰장갑하나 끼고 바람이 씽씽 부는

벌판에서 2시간동안 돌아 다닐려면 정말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1시간도 채

안되어 장갑은 물기로 인해 꽁꽁 얼어버린다.  전방의 추위에 비길수 없을정도로

손이 시려웠다. 주먹을 불끈 쥐고 이리 다니고 저리 다니고 추위를 참으려 노래를

부르다가 장군이 지나갈때면 경례를 할려고 해도 손이 얼어서 펴지지가 않아서

주먹을 쥔채로 경례를 하기도 했다.  추위를 잘 안타는 나도 이런데 다른사람은

어땠을까?  바로 이런 점들이 겨울에 자대 배치 받았을때 쫄병이 고생하는 것들이다

추워도 춥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견디어야 하는 쫄병....들리는 것은 차량소리,

바람소리, 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국기게양대의 줄이 게양대를 '땅땅땅' 하고 때리는

소리뿐.....!  그 땅땅땅 하는 소리가 주차장을 더욱더 삭막하고 춥게 만든다.

어쩌다가 대형버스가 들어와서 청사앞에 주차할때가 바로 기회다.  대형버스뒤에

가면 꽁무니에서 나오는 연기가 따뜻하기 때문이다.  잠시 주차하고 떠나는 그

순간에 손을 녹이지 못하고 놓쳐 버리면 정말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나온다.

하여간에 글솜씨가 없어서 더 실감나게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자대에 갓 배치

받은 쫄병의 고생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으흐흐 생각도 하기싫다.

그 추운 전방에서 빼치카를 때우며 생활하는 군바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렇게 악몽의 근무를 서고 중대로 돌아와서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면 순간적으로

힘이 쭈욱...빠져서 털썩 주저앉아버린다.  살인적인 추위를 견디고 들어와 온몸에

쏟아지는 따뜻한 물을 느끼면 너무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마구 쏟아 지려는거다.

물론 갑자기 고참이 들어올까봐 억지로 눈물을 참지만...

행복은 먼곳에 있는게 아닌가보다. 행복은 자신의 욕심을 완벽하게 채우는것에

있는게 아니라 주어진 현실을 만족하고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는게 진정한 행복

이란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 고생하기전에는 겨우(?)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것

가지고 행복하다고 느낄리가 없었을테니 말이다.

1시간 뒤에 또 주차병 근무를 나갈 일이 정말 꿈만 같다.



<134> 운전병.

국방부에서 헌병과 가장 트러블이 많은사람들은 단연 수송부....

즉, 장군 운전병들이다. 우린 헌병이니 우리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여러가지를

규제하고, 수송병들은 수송병대로 요령을 부리면서 융통성을 발휘할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헌병 고참들은 주차병을 내보낼 때 여러 가지

규정들을 가르쳐 주면서 단 한 개 라도 어기지 않도록 명령을 한다.  그리고는

신병이 제대로 근무를 서고 있는지 현관에서 유리문 밖으로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

보고 있는다.  이러니 대충할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쫄병신세.  이등병때 주차

근무를 나갔을때였다.  물론 내 야상 양쪽 팔에는 일병 계급장이 붙어 있다.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근무를 나가려는 나를 본 고참이 중고참들을 보고 노발

대발한 것이다.

" 헌병이 이등병이 어디 있어?  당장 말갈이(계급위조) 해와......"

이 때문에 나는 일병 승진하기도 전에 일병을 달고 다녔다.  물론 군법과 규정을

잘 지켜야 하는 헌병이 이런짓을 하는 것엔 할말이 없지만 이등병 헌병이 나가면

타 병과 사병들이 무시하며 말도 안듣고 마구 개기기 때문에 할수 없었다.

주차근무를 나가니 현관 바로앞에 쓰리스타 장군 자리에 소장(★★)차가 주차를

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차량으로 다가가서 운전병에게 말했다.

나 : 여기는 삼성 장군 주차 자리 거든요.........다른곳으로 좀 빼주세요..

물론 쉽게 빼줄 리가 없다. 사복을 입었지만 상병쯤으로 보이는 그 수송병은 내가

신병이란걸 재빨리 간파한 뒤 요령을 부린다.
                                . .
운전병 : 아......괜찮아요. 저희 장군님이 지금 금방 나온다는 연락을 받고

        왔거든요......

장군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하는 운전병..  나는 재차 부탁했다.

   나 : 장군님 나오시면 현관에서 방송을 해드리지 않습니까....좀 빼주세요..

운전병 : 에이....괜찮데두요....금방 나오실텐데요 뭘.....

나도 솔직히 대충대충 하고 싶다.  하지만 현관 안쪽을 보니 고참들이 나를

두눈을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지 않는가....  신병이 규정을 잘 지키는지, 혹은

수송병에게 파워로 밀리는건 아닌지를 보고 있는거다.

나 : 우..씨.빨리 안빼요? 당장빼요..좀 있다가 다시 와서 차가 그대로 있으면

      알아서 해요...../

고함을 질러버리고는 다른곳으로 걸어 가버렸다. 수송부의 그 녀석은 얼굴이 뻘개

지면서 한참 나를 노려보더니 피식......하고 웃어버리고 차를 몰고 가버렸다.

이러한 일들이 너무 비일비재 하길래 헌병과 수송병은 늘 적이었다.

게다가 적이 될만한 일은 또 있다.

" 주차헌병...주차헌병은 이방송을 듣는즉시 A현관으로 들어오길 바란다. "

A현관에서 방송으로 나를 부른다.

' 아이고 살았다. 추우니깐 잠시 들어와서 쉬라는거군...'

재빨리 들어가보면 고참이 일급 비밀지령을 내린다.

" 밖에 운전병들에게 가서 담배 한가치만 얻어와라"

" -_-; ............"

근무지에서는 당연히 금연인데도 골초 고참들이 그걸 지킬리가 없다. 가뜩이나

사이도 나쁜 운전병들에게 어떻게 담배를 얻어오란 말인가?  다시 현관을 나와서

앞에  대기하고 있는 수송병들을 쳐다보니 평소보다 더 적의에 찬 눈길을 보내는거

같은 느낌이다.

' 우씨...이 추운날에 모두 장군차속에 들어 앉아서 라디오나 듣고 있으니..

정말 땡보직이다 땡보직.....'

하지만 알고 보면 수송부도 결코 편한게 아니다.  장군 따가리이기 때문에 운전

외에도 쓰잘데기 없는 심부름도 다 해야 하고 장군 따가리이면 장군 마누라 따가리

이기도 하기 때문에 마누라 심부름까지 해야한다. 어떤때는 장군 딸까지 태워서

운반(?)해줘야 할 때도 많다.  게다가 언제 호출이 날지도 모르고, 또 언제 청사

에서 퇴근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늘상 대기시간으로 보내기에, 지루하기 짝이 없고

잠도 제시간에 못잔다.  국방부는 장군들이 많은곳이라 구타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던데.......오히려 장군들이 더 잘 두들겨 팬다는 사실.....!

육군 소장(★★)이 준장(★)의 정강이를 걷어차는것을 본적이 있는가?  정말

우습지도 않다.  더더욱 우스운것은 장군 마누라들끼리도 파워게임을 한다는

사실....!  남편이 소장이면 마누라도 소장, 남편이 준장이면 마누라도 준장이다.

소장마누라가 준장 마누라에게 심한 욕을 해도 준장 마누라를 꼼짝도 못한다.

정말 별난 세상이다.  시도때도 없이 담배심부름을 시키기 때문에 중간에서

죽어나는 것은 헌병쫄병이요, 이래저래 피해만 보는 것은 수송병이다.

수송병 입장에선 헌병에게 담배를 안 주고 개길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서 하루바삐 내가 왕고참이 되어 이런 쓰잘데기 없는 악행들을 없애버렸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물론 그때는 담배대신 돈을 받을 것이다....-_-;



<135> 위문품.

크리스마스라고 위문품이 도착했다. 고참도 쫄병도 너무 기뻐서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나도 커다란 상자를 하나 배급 받아 열어보니 100% 음식물이다.

역시 국방부에선 군인의 심리를 너무 잘 알아주는구나...........크흐흐 ^ㅡ^

영양갱, 비틀즈 초코렛, 에이스 크래카, 껌, 밀크 캬라멜등등.....없는게 없다.

모두 자기자리에 앉아서 배급받은 상자를 기대하며 뜯어보는꼴이 흡사 홍부가

박을 켜는 것 같은 풍경이다.

앉아서 마구 먹어대는 갈참, 여기 저기에 짱 박으면서 행복해 하는 병장,

주머니에 넣어서 한 개씩 꺼내 먹는 상병, 두세명이 한자리에 모여 파티를 벌리는

모습등등 가지각색이다.        정말 보기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었다.

이런 위문품은 매일 오면 좋을텐데....어린아이때 받았던 종합선물세트도 이만큼

기쁘진 않았었는데.........내가 그때보다 더 단순하고 어려 진건가?

사제인들은 이런 유치(?)한 위문품들이 정말로 군인아저씨들에게 엄청 위로가

된다는걸 알고나 있을까?   초등학교 위문편지조차 정말 위로가 되는데 뭘..

군인들은 여고생들이 의무적으로 위문편지를 쓰도록 각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조치를 내려줬으면.....할 정도로 편지를 받고 싶어 한다.

쪽지 한번 안쓰던 녀석이 펜팔을 구하러 다니는것도 군인일때다.

전방에 하사로 있었던 내 친구가 받아봤다는 위문편지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 ……………………………?br>│ 국군 아저씨께...                                                     │
│                                                                      │
│ 안녕하세요.  전 개나리 초등학교 3학년인 미경이라고 하는 여학생입니다.│
│                                                                      │
│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선생님이 숙제를 냈기 때문입니다.          │
│                                                                      │
│ 추운날씨에도 우리 나라를 지켜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
│ 많이 쓰고 싶지만 선생님이 지금 빨리 거두라고 합니다.                 │
│                                                                      │
│ 이걸 내야지 집에 갈수 있거든요..  그럼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
│                                                                      │
│                                                   미경이올림         │
│                                                                      │
│ (아저씨..답장 꼭 해주세요.. 꼭이요..)                                │
└─────────────────────────  ──────────┘

이런 어린아이의 유치하고 형식적인 편지에도 엄청 기뻐하면서 답장을

멋드러지게 쓸려고 신경쓰는 군인들..!!

불쌍한 군인에게  따뜻한 위문편지 한통씩 써보도록 하자!



<136> 군기과장의 지시.

아침에 당직대에서 보고를 하고 주차장으로 나가려는데 특별 지시가 내려왔다

국방부 청사內 주요회의차 국회에서 여러 VIP들이 온다는거다.  물론 군대에서

말하는 VIP는 최진실, 송승헌, SES등등이 아니라 다 늙어빠진 할배들을 말한다.

그래서 평소 오는 차량들은 모두 C현관 앞의 주차장으로 돌려 보내고 청사앞의

주차장을 많이 확보 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 누구 지시냐고 물으면 헌병대

군기과장의 지시라고 말씀 드리란다.

막중한 임무(?)를 띠고 아침 7시 근무를 나갔다. 여전히 살을 에일듯한 추위...

아무리 딴 생각을 해도 추위덕택에 도통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서울도 꽤 전방에 속하나보다.  국회에서 오는 차량이 아닌 다른 차가 들어

와서 주차할때마다 일일이 가서 설명을 했다.       " 주절..주절.."

헌병은 뛰지를 못한다.  아니.....뛰면 안된다.  절도와 위엄에 위배(?)되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양반이 체통 때문에 뛰지 못하는것처럼...하지만 이것 때문에

고생할때도 많다.  동쪽 귀퉁이에 세운 차량을 겨우 설명을 드리면서 빼고 있는데

서쪽 귀퉁이에 누가 차량을 세우고 있으면 완죤히 코미디를 해야한다. 상체는 가만

있고 다리를 열나게 움직여서 최대한 빠른 경보로 가야하는거다. 일명 '백조보행'

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주차하기 전에 열나게 걸어 가서 설명을 드린다.

그러면 또 저쪽 끝에서 차를 주차하고 있다. -_-;   제길..

이것 때문에 과거에 군인들이 헌병을 만나 검문 당하게 되면 헌병 하이바를 쳐서

떨어뜨린 뒤 도망을 가버리는 일이 많았다. 현실적인 실용성 보단 귄력과 겉멋만

들었던 과거 헌병들은 그들을 잡기는커녕 하이바를 다시 주워서 쓰기에 바빴고

뛰지를 못하니 슛아 갈수도 없었던거다.  하지만 요즘은 어림없는 얘기다.

요즘에 그런일 있었다가는 더욱 열받아서 마구 슛아간다.

근무자 : 야 임마... C 주차장까지 어떻게 가냐?  됐어. 됐어....그냥 둬......

   나 : 아..안됩니다. 오늘 국회에서 많은 분들이 오십니다. 협조해주십시오..

근무자 : 이 자식이.....너 누구 명령받고 하는거야?  ./

   나 : 저희 헌병대 군기과장의 지시입니다. 제발 협조해주십시오..

근무자 : 군기과장이라.....좋아....어디 두고보자....

아무말 없이 차를 빼면서 협조해 주는 사람은 10명중 한명 있을까 말까다.

왜 이렇게 자기들의 권위와 이익만 내세우는것일까?  국방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국방부가 자신들의 집이나 다름없다.  집에 손님인 국회 사람들이 오는데 주차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잠시 한눈 파는 사이에 또 한 대가 들어와서 주요 위치에 차를 세웠다.

국방부내에선 차만 봐도 그 사람 계급 또는 신분을 알수있는데 이번엔 쥐뿔도 없을

것 같은 허름한 똥차가 주차를 하고 있다

' 으.....정말 별놈이 다 오는군.  망둥이까지 와서 뛰어대니.......원...'

호루라기를 마구 불어대면서 급히 백조 보행으로 걸어가보니 해병 운전병이 벌써

차를 세우고 난뒤였고 뒷 자리에서 소령이 나와 현관쪽으로 걸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얼른 운전석으로 가서 해병병장에게 부탁 했다.

나 : 차 좀 빼줘요......오늘 국회에서.....이러저러해서......빼야합니다.

실컷 설명을 하니 그 녀석이 나를 무섭게 째려본다.

해병 : ./

나 :' 어쭈.....이 새끼도 땡깡 부리는 해병인가?  아니면 내가 일병 계급장달고

       있다고 얕보는건가?  육군 헌병말은 시덥쟎다 이건가? '

나도 지지않을려고 하이바 밑으로 눈을 내리 깔면서 무섭게 쳐다보며 재차 강조

하려고 하니까 걸어가던 소령이 다시 다가와서 묻는다.

소령 : 어이.......거기 뭐야?

나 : 아...예...오늘 국회에서 손님이 오기에 여기는 주장장 확보가 필요합니다.

      좀 협조를........

내 얘기가 끝도 나지 않았는데 화부터 버럭 낸다.  

소령 : 이 자식봐라..........너 어디 소속이야?  ./

나 : 예?  그야 헌병대 소속.....-_-

소령 : 누가 그걸 모르나? ......어느 중대냐고.....

나 : 50중대입니다. -_-

육군소령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 갔다.

소령 : 이자식......너 누구 명령받고 하는거야?  ./

나 : 죄송합니다. 제발 협조해 주십시요...저희 헌병대 군기과장의 지시입니다.

소령 : 나참....같잖아서... 이 신병 나부랭이가.......너 내가 누군지나 알어?

소령은 그렇게 말하더니 그냥 A 현관으로 들어 가버렸다.

나 : ' 놀고있네....소령 나부랭이가 국방부 장관 부관이라도 되나? '

그때 옆에 차량 안에 있던 해병이 내게 손짓을 했다.

해병 : 어이.....너 이 쌔끼 일루 와봐........../

나 : ' 어쭈?  이것봐라....반말까지? '

나도 어이가 없어서 해병을 단단히 노려보며 다가갔다.

해병 : 너 이자식.......저 분이 누군지 알어?  ./

나 : 후후..............누군지 말해보시지요../

해병 : 나참 어이가 없어서......저분이 헌병대 군기과장이야 개쉐이야......

꽤애애애엑........그 분이 바로 지시를 내린????  도대체 나는 왜이러지?

한 번도 안 본 군기과장을 내가 어찌 알리요.... 물론 차량번호만 봐도 알수

있었을테지만 정신이 없다보니 그만...  게다가 그 해병병장은 본부소대에서

대기할 때 봤던 그 해병 고참이었다. -_-;   온몸에 피가 확~돌았다.

나는 공포에 찬 눈까리를 하고 어쩔줄을 모르면서 그 고참을 쳐다 보고만 있었다

해병 : 나 참 별놈이 다 있네....너 근무 마치고 나중에 나한테 와.....알겠어?

나 : 헉....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아직 신병이라 정신이 없다보니 그만......

해병 : 으..........이걸 정말 그냥....으........

해병병장은 나를 몇번이나 노려보다가 그냥 용서를 해주었다.  

죽다 살아난 기분이다.   이놈의 군대...정말 때려치울수도 없고..쩝.

                                                                 - 계속 -






< 예고편 >

다음에는 처음으로 생기는 리앨의 쫄병이야기,

        처음으로 나가게 되는 특박 이야기,

        구타 사건 이야기등을 올리겠습니다.

                             으흐흐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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