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일기-3] 군대의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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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나우누리... 추억의 그 시절에 대한 회상 . . . 유가촌 (유머가 가득한 마을), 푸하, 모뎀 인터넷 시절. . .

이제는 인터넷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어진  그 시절 세상 살던 이야기를 AV툰모아에서 들려드립니다.

 

[병영일기-3] 군대의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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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일기-3] 군대의 첫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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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짜가천사 가브리앨 입니다.





- 제 글을 읽고 옛날 자신이 입대할때를 상기하셨다는 손에뜬별님...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들은 다 똑같은가봐요..후후..  



- 오늘은 군대에 입대해서 첫날 하루동안 있는일들을 올려봅니다.



군에 안가신분들에겐 도움이 되고, 갔다오신 분들에겐 추억이 되길 바라면서....



                                                                     리앨's


<4> 입소대에서의 첫날밤



' 아, 정말 행복끝 불행 시작이려나? '  나도 얼른 옆줄을 맞춰서 앉았다.



기간병들은 우리를 겁주느라고 계속 욕설을 한다.



" 이것들이 아직 사제(사회)인 흉내를 내지?  똑바로 못해? "



" 자.....여기 첫줄 일어섯! "



첫줄에 서있던 장병들이 모두 일어났다.



" 자.....서있는 녀석들,  상의는 가슴까지 올리고, 바지는 팬티까지 벗어서



무릅까지 내린다.실시!"           ' 헉! '



아직도 군대 명령체계에 익숙치 못한 우리들은 서로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 이개쌔이들......빨리 못해?  실시! "



기간병의 불같은 호령에 그제서야 바지를 모두 내렸다.



기간병은 걸어가면서 한 번 휘둘러 보더니 이번엔 더 어려운 주문을 했다.



"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엉덩이를 손으로 벌린다, 실시! "     " -_-; "



난 첨에 그 기간병이 호모인줄로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성병과 치질을 검사하는것이었다. 아울러 피부병도 함께....



▩ 사실 남자의 그것을 검사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세상에...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군대에 여자가 한 번씩 들어올때가 있다고

  한다.

  나도 첨엔 안믿었다.

  하지만 그동안 꽤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여자가 군대에 뭣하러 들어오냐구?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하는 여자이거나, 성전환 수술을 한 남자이겠지 뭐▦



검사가 끝나자 한 기간병이 앞에서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불러댔다.



입영대상자들 모두 제대로 입대했는지 확인하고자 함이었다.



우린 모두 컴퓨터 누락으로 인한 실수로 자기이름이 안불려 지기를 간절히



고대했으나 어김없이 모두의 이름이 불리어졌고, 그때마다 큰실망을 하며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곤했다.



그리고는 세면백과 치약, 비누, 비누곽, 수건, 치솔, 면도기 등을 나눠준다.



치약은 국민치약이라고 불리는 럭키치약이었고, 비누는 생판 처음 들어보는



'하이크림-d' 라는거였다.



기간병의 명령에 모두 줄을 서서 목욕탕으로 향했다.



목욕탕앞에 모두 줄을 지어 서서는 소대단위로 목욕탕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는데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씻을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시간이 촉박한데 탈의할 때 바지는 왜그리도 안벗겨 지던지 ..........쩝.



목욕이 끝나고 다시 나와서 인원을 중대단위로 갈랐다.



▩ 분대는 10명이다.

  4분대가 1소대이므로 소대는 약 40명정도가 된다.

  마찬가지로 4소대가 1개중대가 되고,  4개 중대가 1개 대대가 되며

  3개 대대가 1개 연대가 되며, 그위가 사단, 또 2개 이상의 사단이 군단이

  되는것이다.▦



나는 4중대 8내무반-A 였다.



그리고는 개인기록카드를 작성하라고 해서 작성하고 모두들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내무반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양옆으로 열명씩 잘수수 있도록 되어있는



침상과 그위에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관물대가 너무 삭막해 보인다.



또다시 착잡한 마음이 가슴을 휩쓸고 지나간다.



노끈과 커다란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면서 자기가 입고 있던 옷과 신발등,



모든 사제물건들을 싸서 묶으라고 한다.





"실시!" 라는 구령소리와 함께 모두들 경쟁이라도 하듯이 옷을 벗어서 포장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소포를 집으로 부치지는 않는다.

퇴소식할 때 부모님에게 전달하여 주게 되있으며, 정 사정이 어려워서

퇴소식에 오지 못하는 사람에게만 소포로 부쳐주게 되어있다.▦



나는 옷을 모두 벗어서 구두와 함께 종이로 쌌는데 다 싸서 묶으려는 찰나에



갑자기 끈이 풀어져 버리는게 아닌가?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봤더니 모두들 거의 다 묶어가고 있었다.



기간병이 나를 째려 보기 시작했고 나는 서둘러 다시 쌌지만 이번엔 노끈이 잘



끊어지지가 않았다.



손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고, 기간병이 나만 쳐다보는거 같은 기분이었다.



노끈을 정신없이 입으로 마구 물어뜯는 나를 본 옆 입소자중에서 한명이 와서는



라이터불로 끈을 태워서 끊어 주는 바람에 포장작업을 무사히 마칠수가 있었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려고 한다.



▩이렇게 서로 도와주는 것도 아직 군에 익숙치(?) 않아서다.

일단 정식 훈련을 받게 되면 모두가 그렇게 이기적인 인간으로 변할 수가

없다.

전우애고 뭐고 없다.  오직 세상에는 나 자신만 있을뿐......▦



기간병이 소포 겉에 자기집 주소와 자기이름을 쓰라는 명령을 내리자 또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시 ......구........동......00 맨션 000 호....이 성찬 (앞) '



보내는 사람과 받는사람이 둘다 나 자신이라니....



쓰고보니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나자신에게 물건을 부치는 거였으니...



어머님이 이 소포를 받고 어떤 기분이 드실까?



아들이 군에 보내는 어머니는 보통 입대할 때 한 번 우시고, 소포를 받고 또



한 번 우신다는 말이 있던데........우리 어머님도 그러시진 않을까?



입소자중 한명이 최근에 이사가는 바람에 자기집 주소를 못외운다고 울상을



짓는 바람에 한바탕 폭소가 일어났다.



소포발송 작업이 끝나지 이번엔 모포를 개고 펴는법을 배웠다.



다 큰 청년들이 이불개고 펴는법을 배울려고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는



장면이란......후후



연두색모자, 요대(허리띠), 하얀운동화, 까만군화, 그리고 무늬없는 연두색



군복을 지급받았다.



모두 정리를 하고나자 저녁먹을 시간이 되어 연병장에 식사 집합을 했다.



▩ 줄서는 요령을 아는가?

  '군대는 줄이다'라는 말은 아마 여자분들도 많이 들어 봤을거다.

  줄은 무조건 중간이 좋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말고 뒤도 앞도 아닌 중간이 최고다.

  그 이유는 기간병이 무슨일을 시키던지 마음내키는대로  

  " 야...왼쪽부터 3번째줄까지..",

  또는 "어이....뒤에서부터 2줄까지 ....."  이런식으로 차출 하기 때문이다.

  줄서는 요령은 마치 군생활의 요령과도 같다.

  너무 튀지도 말고, 그렇다고 웅크리지도 않는 군생활...

  이것이 바로 요령인것이다 ▦



운동화를 못신게 해서 모두 맨발로 줄지어 걸어서 식당까지 걸어 갔다.



혹, 유리조각 같은게 있을까봐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살금살금 걸어서 갔는데



이후로 입소대에서는 항상 맨발로 생활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훈련에 앞서 발을 미리 단련시키려고 그런다는말도 있었고, 무좀예방이란 말도



있었지만 뭐가 진짜지는 모르겠다.



드디어......식당에 도착..



모두들 기름기 끼인 식기를 들고서 배식을 받았다.



줄을 잘못서서 미리 도착해서 배식하고 있는녀석들도 우리와 같은 입소대기병



들이었다.



푸석푸석한 짬밥에 반찬은 깍두기 3개에 나물, 그리고 국은 건더기도 없는



된장국(일명 똥국이라고 함)이었다.



짬밥맛은 그저그랬지만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 짬밥이라고 하는이유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그중 가장 유력(?)한 것이

  밥을 열에 의해  쪄서 만들기 때문에 '찐밥'이라고 하다가 그게  변해서 짬밥

  이 되었다는 것이다. ▦



그다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편한 식사가 끝이 나자 다시 모두 집합하여서



또다시 몇 명은 차출되어 식당청소를 하러 갔고, 나머지는 연병장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깔판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땅바닥에 낙서를 하기도 하며 서로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담배를 못피우는 나는 자욱한 연기속에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녀석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입대할 때 영화배우 손창민을 봤다고



한다.  영화촬영차 온게 아니고 손창민도 머리를 깎고 입대중이었다는 거다.



' 호오... 연예인도 군대를 가긴 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고소한 기분이



든다. 하하...



초저녁.....!



하늘에 별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소설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 바로 여기



논산의 하늘을 보고 한말이 아닌가 싶을정도다.



말 그대로 '쏟아질것만 같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하늘에 달린 별이 너무 많아서 하늘이 지탱을 못할것 같은 정도였다.



사제에서 저런 하늘을 보지 못하는게 너무나 안타깝다.



뭐든지 완벽한건 없나보다.



계속 연병장에 앉아만 있다가 잘시간이 되자 청소를 했다.



화장실, 내부반, 복도 청소가 끝이 나자 콜라를 한병씩 나누어 주길래 그 즉시



따서 마셨다.



미지근했지만 얼마나 맛이 있던지........콜라가 이렇게 맛이 있다니.....!



난 입대한지 하루도 안되어서 벌써부터 작은것의 소중함을 하나씩 느껴가고



있었다.



저녁 9시 40분.. 일석(日夕)점호를 받았다.



" 자.......오늘 하루 수고 많았다. 소등하고 취침등켜고 아무짓말고 그대로



잘 것.....취침! "            " 취침! "



불을 끄고 모두 자리에 누웠다.



▩점호가 없으면 군대말뚝 박는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점호는 무섭고 두려운

거다. 하지만 여기 입소대에서는 아직 군인이 아닌 대기병일뿐이라 대충

형식적으로만 했다.▦



입대 첫날부터 얼마나 피곤했던지 눕자마자 졸음이 쏟아진다.



이제야 겨우 하루가 지난 것이다.



세상에.......이렇게 해서 과연 언제 제대할수 있을까?



나는 " 첫휴가는 전설이요, 제대는 신화다" 라는 말을 이제서야 실감할수



있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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